[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에 위치한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전시관 전경. ⓒ천지일보 2021.5.28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에 위치한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전시관 전경. ⓒ천지일보 2021.5.28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큰 축

새마을 가치·성과 직접 경험

‘현대사회문제 극복’도 힘써

세계로 뻗어가는 새마을운동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기념관을 관람하면서 그리운 옛날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밤낮으로 새마을운동으로 일하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생각나 감사함에 마음이 짠합니다.”

얕게 깔린 구름이 하늘을 가려 선선한 지난 26일 본지의 기자는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에 다시 문을 연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전시관을 찾았다. 이날 전시관을 관람한 한 방문객이 새마을운동을 하시던 부모님의 모습을 회상하며 이같이 감격에 젖어있었다.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전시관은 새마을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성과를 종합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태동관, 키즈 어드벤처, 역사관, 유네스코 아카이브 등 다양한 공간으로 재구성됐다.

건물의 1층에 들어서면 새마을운동전시관을 상징하는 미디어큐브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모든 층에서 관람할 수 있는 미디어큐브에선 새마을운동의 전반적인 역사를 담은 입체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구미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전시관을 상징하는 미디어큐브에서는 새마을운동의 전반적인 역사을 담은 입체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8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구미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전시관을 상징하는 미디어큐브에서는 새마을운동의 전반적인 역사을 담은 입체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8

◆전쟁 이후 어려웠던 상황과 태동

새마을운동은 농촌개발운동, 국민정신개혁운동, 저개발국가 경제발전 모델 제시 등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전시관 2층 태동관은 새마을운동이 시작되기 전 1960년대의 우리나라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1960년대 당시 우리나라 연간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92달러로 최하위 수준이었고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전쟁고아, 피난민들, 부상으로 몸이 불편한 군인들이 시장과 거리로 나와 힘겹게 생활했다. 또 보릿고개와 가난의 대물림으로 농민들은 풀뿌리와 나무껍질로 연명해갔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제1·2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이 시작되며 낙후된 농경지를 정비하고 농업기계화, 간척사업, 다목적댐 건설, 경부고속도로 준공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농촌은 여전히 전기가 없는 생활을 하고 비와 홍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969년 7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큰 수해를 입은 경남지역을 시찰하기 위해 부산 방면으로 가던 중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협동해 마을을 복구해 깨끗하게 잘 정돈된 경북 청도군 신도마을을 보고 새마을 가꾸기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새마을운동 10대 사업을 통해 새마을 가꾸기 사업을 진행했다.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구미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전시관에는 새마을운동으로 마을의 상수도를 보급하는 청년들의 모습이 전시돼 있다. ⓒ천지일보 2021.5.28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구미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전시관에는 새마을운동으로 마을의 상수도를 보급하는 청년들의 모습이 전시돼 있다. ⓒ천지일보 2021.5.28

◆‘잘살아보세’ 새마을운동 확산

3층 역사관에 들어서면 새마을운동의 본격적인 움직임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새마을운동의 본격화는 1970년 10월 전국 3만 3267개 농어촌 마을에 시멘트 335부대와 철근 1.5톤을 나눠주면서부터이다.

농민들은 나눠받은 시멘트와 철근으로 마을에 상수도를 보급하고 마을 진입로를 넓혔다. 또 초가지붕을 슬레이트 지붕으로 교체하는 등 주택과 마을을 정비해나갔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이 성공만 했던 것은 아니다. 사업 진행 1년 후에도 1만 800여개의 마을이 시멘트를 방치하는 등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마을지도자를 양성할 독농가연수원을 설치하고 마을 지도자들을 교육했다. 또 각 마을에 새마을회관을 건립하고 마을의 공동재산 운영, 관리했다.

새마을운동은 농촌 아니라 도시에서도 진행됐다. 공장에서는 새마을분임조를 만들어 업무에 대한 불만사항과 개선사항을 토의하고 실천했다. 또 노사협조를 통해 근로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GDP가 3만 달러로 성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새마을운동은 현대사회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생명·평화·공경을 가치로 다양한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마을에 설치됐던 새마을회관 모습. ⓒ천지일보 2021.5.28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마을에 설치됐던 새마을회관 모습. ⓒ천지일보 2021.5.28

◆새마을운동 체험공간과 기록

전시관 2층에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키즈 어드벤처와 어린이 작은 도서관이 마련돼 있다. 이곳은 새마을운동을 경험하지 못한 어린이들이 새마을운동의 가치와 성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유네스코 아카이브 공간에서는 지난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새마을운동의 가치를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 당시 문서, 슬라이드, 녹음테이프, 영화필름 등의 기록물들은 새마을운동이 정부와 국민이 함께 이룬 한국 농촌근대화를 보여주며 여러 개발도상국에 전개되는 새마을운동의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우간다, 르완다, 라오스 등 세계 24개국에서 120여개의 새마을시범마을을 조성했다.

관람을 마친 김지은(가명, 58, 김천시)씨는 “우리가 어릴 때 경험했던 것들이 이곳에 담겨있다”며 “어린 친구들이 오면 역사적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방문한 차영은(가명, 61, 구미시 송정동)씨는 “관람하면서 옛날 생각도 많이 났고 새마을운동이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없었을 것”이라며 “곧 아들과 한 번 더 방문할 예정”이라고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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