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놀라운 것은 ‘그럴 수도 있지’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 할머니 폭행 사건만 봐도 그렇다. ‘아이가 예쁘면 예쁜 거지 왜 만지고 그래’라는 식으로 사건을 옹호하는 댓글들이 눈에 띄는 것을 보면서 지금 우리의 생각과 정신이 과연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지하철 막말남과 같은 경우의 일은 이미 여러 차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자신의 기분이 안 좋다는 이유로 충고를 시비로 받아들이고, 지켜야 할 최소한의 공중도덕도 귀찮은 규약이 되어버린다. 개인적인 일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화를 내거나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더 이상 안전이란 것은 보장받을 수 없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매번 등장하는 지하철 시리즈나 자기 분을 이기지 못해 저지르는 살인 사건이 점차 늘어가는 것을 보고 있으니 세상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된 행동을 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내 자식 같아서 훈계하던 어르신들의 모습에 고개를 숙이며 부끄러워하던 모습을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인가. 세상이 너무 험해져 잘못된 모습을 봐도 그냥 지나쳐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괜히 섣불리 나섰다가 험한 꼴 당할까 하는 두려움이 양심과 도덕을 덮어버리게 된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실정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막무가내의 한 사람을 제어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젊은이 서너 사람은 어디에든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용기 있는 행동이 비록 느리긴 하겠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