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막말남’ ‘지하철 할머니 폭행’ 등이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연일 오르내리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언제부터인가 ‘지하철 OOO’이라는 말이 나오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며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한다. 물론 그중에는 ‘지하철 매너남’과 같은 훈훈한 이야기가 담긴 영상도 있지만 대부분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내용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럴 수도 있지’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 할머니 폭행 사건만 봐도 그렇다. ‘아이가 예쁘면 예쁜 거지 왜 만지고 그래’라는 식으로 사건을 옹호하는 댓글들이 눈에 띄는 것을 보면서 지금 우리의 생각과 정신이 과연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지하철 막말남과 같은 경우의 일은 이미 여러 차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자신의 기분이 안 좋다는 이유로 충고를 시비로 받아들이고, 지켜야 할 최소한의 공중도덕도 귀찮은 규약이 되어버린다. 개인적인 일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화를 내거나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더 이상 안전이란 것은 보장받을 수 없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매번 등장하는 지하철 시리즈나 자기 분을 이기지 못해 저지르는 살인 사건이 점차 늘어가는 것을 보고 있으니 세상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된 행동을 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내 자식 같아서 훈계하던 어르신들의 모습에 고개를 숙이며 부끄러워하던 모습을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인가. 세상이 너무 험해져 잘못된 모습을 봐도 그냥 지나쳐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괜히 섣불리 나섰다가 험한 꼴 당할까 하는 두려움이 양심과 도덕을 덮어버리게 된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실정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막무가내의 한 사람을 제어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젊은이 서너 사람은 어디에든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용기 있는 행동이 비록 느리긴 하겠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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