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22

미 북한 전문가들 공통적 견해

“이제는 북한이 호응하고 나올 때”

美접근법, ‘변화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 이제부터 북미협상 재개 여부는 북한에 달려 있다는 미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지금은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기다려야 할 때지, 추가 유인책을 더 모색할 때는 아니라는 얘기다.

◆“추가 대북 유인책 모색할 때 아냐”

1994년 북 핵 1차 위기 당시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2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고, 동맹들 간 정상회담도 열렸다”면서 “이제 북한이 실무회담에 호응하고 나올 때이지 미국과 한국이 더 이상의 유인책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갈루치 전 특사는 “지금 당장 (대북) 제재 완화와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도 못 느낀다”며 “이제 북미 두 나라의 전문가들이 마주 앉는 것에 합의하기만 하면 된다”고 공이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강조했다.

2005년에서 2008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협상장에 나오는 것은 북한 스스로에 달린 문제”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을 협상장으로 데려오기 위해 제재를 완화하자는 신호는 없었다”고 거들었다.

1990년대 제네바 핵 협상과 미사일 협상 등에 나섰던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은 “이 시점에는 결정이 진짜 북한에 달렸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직접 손을 내미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없다”며 “그간 미국이 정기적으로 북한에 다가갔지만 성과가 없었다. 오히려 지금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협상장으로 돌아가도록 권고하면 긍정적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은 계속해서 북한에 관여하고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의지를 보여왔다”면서 “그 제안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김정은과 북한이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을 협상장으로 데려오기 위해 양보하거나 유인책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PG).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PG). (출처: 연합뉴스)

◆바이든 남북협력 지지 표명엔 신중론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싱가포르 공동합의뿐 아니라 4.27 판문점 선언 계승을 선언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관여, 남북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데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갈루치 전 특사는 “한국이 독자 행동을 시작하도록 미국이 더 유연성을 주겠다는 징후를 공동성명에서 찾을 수 없었다”면서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전해들은 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바이든 정부 당국자들이 남북 협력에 대해 더 전향적으로 나오도록 문재인 정부가 몇 달 동안 압박했다. 바이든 팀의 공식 발언은 문 정부에 기쁜 소식이었겠지만, 이런 공개 발언이 가시적인 진전으로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비공개 자리에서는 남북관계 속도가 비핵화 진전 보다 너무 앞서 가면 안 된다는 점을 바이든 정부가 강조했을 것 같다”며 “앞으로 추이를 봐야 하겠지만, 미국의 접근법에 급격한 변화가 없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대화 지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대북 제재 완화 의사가 없다는 점도 동시에 밝혔다”면서 “문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북한에 관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실질적인 의미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는 “바이든 대통령은 매우 유능한 정치인으로서 한국의 대북 접근법이 미국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미국의 전임 정부 때와 비교해 한국이 미국과 (남북 협력을 두고) 의견 차이가 심할 것으로 큰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방미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귀국 전용기에 탑승하며 환송나온 관계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방미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귀국 전용기에 탑승하며 환송나온 관계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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