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 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출처: 자오 리젠 트위터 캡처)
자오 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출처: 자오 리젠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 후 중국이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 경쟁에 있어서도 한미를 견제하는 목소리를 냈다.

24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반도체 독립 기술은 외부에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사설은 중국판 미국의 소리(VOA)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반도체 사업 체인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의 투자가 중국의 자립적인 반도체 길을 잠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고 소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를 배경으로 한미의 반도체 경쟁과 협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제조를 돕기 위해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고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4500억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발표한 계획을 설명했다. 유럽연합(EU)도 기술 투자를 위해 향후 10년간 반도체 생산량을 두 배 증가한 세계 시장의 20%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사설은 “이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여지없이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이 동맹국과 중국 사이 기술 분리를 추진할 때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반도체 산업의 전망을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며 “항공 등 중국 내 다른 첨단산업의 발전 경험으로 볼 때 국내 반도체 산업 체인의 전반적인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뒤쳐지지만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설은 또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력 외에도 국내 제조능력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또 다른 주요 이유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보다 저렴한 칩을 제공하는 세계화된 공급망을 신뢰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화웨이, ZTE 등 중국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로 세계 공급망이 지정학적 갈등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사설은 분석했다.

이에 세계 공급망이 아닌 국내 생산 칩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는데 자원을 집중시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사설은 이 같은 국내 반도체 개발 가속화가 매우 복잡하고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속도를 늦추지 않고 반도체산업 강화 정책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지난 주 한미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대만해협 전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중국의 대만 문제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자오 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미 공동성명의 관련 내용을 우려하고 있다”며 “한미관계의 발전이 지역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하며 중국을 포함한 제3자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자오 대변인은 또 “한미 공동성명은 대만, 남중국해, 그리고 다른 문제들을 언급했다”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부 문제이며, 외국의 간섭을 조장하지 않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관련국들이 대만 문제에 대해 말조심하고, 불장난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또 자오 대변인은 남중국해에 대해서도 “각국이 국제법에 따라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며 “전혀 문제가 없고, 관련국들은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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