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면담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면담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22

면담 후 ‘구르마 십자가’ 선물

인종화합‧코로나 대응도 논의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시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교구 대주교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한반도 평화, 인종 간 화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제가 ‘디모테오(하느님을 공경하는 사람)’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고,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가톨릭 신자인 한국 대통령”이라며 “추기경님을 직접 뵙게 되어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가톨릭교회는 인권, 복지, 남북통일 등의 분야에서 큰 정신적 영향을 주는 지도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신부님들께서 이번 방미 때 그레고리 추기경님을 꼭 뵈라고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잇따르는 증오범죄와 인종 갈등 범죄에 한국민도 함께 슬퍼했다”면서 “증오방지법이 의회를 통과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서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 2004년 아시아·남태평양 주교회의 참석차 방한해 서울과 대전을 방문했는데 굉장히 인상이 깊은 여정”이라며 “한국의 가톨릭교회가 사회정의 구현과 가난한 사람을 돕고,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고 1주기가 화합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끔찍한 폭력이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같은 재난 상황이 어려운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고, 갈등도 어려운 사람 사이에서 많이 생긴다”면서 “2018년 10월 로마를 방문해 교황님을 뵈었는데, 한반도 통일을 축원하는 특별미사를 봉헌해 주시는 등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다”고 언급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15년간 애틀랜타 대주교로 활동했는데, 한국인들의 친절과 배려, 화합에 대한 열망을 잘 안다”며 “한국 사람들은 존중과 사랑을 받으면 보답하는 정신이 있다. 늘 함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처음 추기경으로 임명됐으며, 지난 2019년 4월 이후 워싱턴 D.C. 대교구 대주교직을 수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면담을 마치고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기획으로 만들어진 ‘구르마 십자가’를 선물했다. 이 십자가는 지난 2019년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사용한 손수레 중 70~80년 된 것을 골라 해체한 뒤 만든 십자가 10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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