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절반은 종교가 없는 비종교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20대 청년 종교인이 매년 급락하고 있다. 이러한 20대의 탈종교 현상은 종교의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다. 또 종교 이탈자들은 개신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국민 절반은 종교가 없는 비종교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20대 청년 종교인이 매년 급락하고 있다. 이러한 20대의 탈종교 현상은 종교의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다. 또 종교 이탈자들은 개신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갤럽, 2021년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 의식 보고서 발표

종교 인구 감소 따른 고령화 우려… 국민 절반 이상 ‘비종교’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종교의 영향력이 시간이 흐를수록 약화하고 있다. 이는 종교에 대한 호감도 하락과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종교 인구는 급감하고 있으며 젊은 층의 종교 이탈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갤럽은 지난 18일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30년간 (1984년~2014년) 조사에 걸쳐 한국 내 종교적 인식과 변화의 흐름을 살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란 특수 상황과 관련한 인식도 담겼다. 개신교·불교·천주교 주요 종교를 중심으로 각 내용을 정리해봤다.

청년층 ‘탈종교’ 심화

우리나라 국민 절반은 종교가 없는 ‘비종교인’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만 19세 이상 1500명)에게 ‘현재 믿는 종교가 있는지’를 물은 결과 ‘있다’는 응답은 40%, ‘없다’는 응답은 60%였다.

종교를 믿는 사람은 남성(34%)보다 여성(56%)이 많았다. 또 나이가 많을수록 종교를 갖고 있었다. 60세 이상은 절반 이상(59%)이 종교를 믿었다.

종교인 비율은 직전 조사 결과(54%)보다 적은 40%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의 종교 이탈이 심각하다. 2004년 20대 중에서는 45%가 종교를 믿었지만 2014년 20대는 31%로 줄었으며 2021년 20대에서는 그 비율이 22%에 불과했다. 30대의 종교인 비율 역시 2004년 49%, 2014년 38%, 2021년 30%로 감소했다.

이러한 20, 30대의 탈(脫)종교 현상은 종교 인구의 고령화와 전체 종교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갤럽은 분석했다.

종교 분포 “개신교 17%, 불교 16% 천주교 6%”

2021년 현재 한국인의 종교 분포는 개신교 17%, 불교 16%, 천주교 6%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불교 신자들은 고령층의 비율이 높았다.

불교인은 50대 이상 25%, 40대 11%, 20·30대 5% 내외였다. 불교에 비하면 개신교인(50대 이하 10%대, 60대 이상 23%)과 천주교인(전 연령대 3~8%)의 연령별 분포는 상대적으로 고른 편이었다.

비종교인의 호감 종교: 불교 20%, 천주교 13%, 개신교 6%

비종교인은 어떤 종교를 가장 호감으로 보고 있을까. 비종교인들은 호감 가는 종교로 불교(2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천주교 13%, 개신교 6%였다. 2021년 현재 종교 분포가 불교 16%, 개신교 17%, 천주교 6%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종교인의 천주교 호감도는 교세보다 높고, 개신교 호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세 종교에 대한 호감도는 모두 과거보다 하락했다. 비종교인 중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고 답한 사람은 올해 61%였는데 이는 2004년(33%)과 2014년(46%)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반면 종교인은 대부분(90% 이상) 현재 자신이 믿는 종교를 가장 호감 가는 종교로 꼽았다.

1984년 이후 매 조사에서 개신교 이탈자 최다

현재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처음부터 믿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비종교인에게 과거 신앙 경험을 물은 결과 25%가 ‘종교를 믿은 적 있다’고 답했다. 이들에게 어느 종교를 믿었는지 물은 결과 52%가 ‘개신교’라고 응답했다.

이어 불교(38%), 천주교(11%) 순이었다. 이는 개신교에서 발생하는 ‘종교 이탈자’들이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앞서 조사에서도 본바 신앙 경험 비종교인 중에서 개신교를 믿었던 사람은 1984년 64%, 1989년 1997년 70%대, 2004년 59%, 2014년 68%, 2021년 52%로 절반이 넘었다.

종교에 대한 무관심 높다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은 높아지고 있었다. 비종교인의 절반(54%)이 넘는 이들은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로 ‘관심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19%)’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7%)’ ‘나 자신을 믿기 때문(8%)’ 순이었다. 관심이 없어서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응답은 1997년 26%, 2004년 37%, 2014년 45%, 2021년 54%로 시간이 흐를수록 늘고 있다.

종교시설 방문 전반적 감소 하락 코로나19 여파 추정

종교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분야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예배, 미사, 법회 등이 온라인과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신도들의 종교시설 방문 비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인(598명)에게 최근 성당·교회·절 등 종교시설 방문 빈도를 물은 결과 ‘주 1회 이상 방문(32%)’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연1~2회(25%)’ ‘월 1~3회(14%)’ ‘전혀 가지 않는 사람(11%)’ ‘몇 년에 1회(9%)’ ‘연3~5회(9%)’ 로 나타났다. 종교인 10명 중 3명은 매주 종교시설을 방문하지만, 절반 정도는 잘해야 일 년에 한 두번 또는 아예 가지 않는 셈이다.

1984년부터 2014년까지 종교인 전체 기준 매주 종교시설 방문율은 40% 내외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32%로 줄었다. 갤럽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종교 모임 행사 금지 조치 여파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종교인 40% “경전 안보고 신앙”

개인의 신앙에 있어 경전은 얼마나 중요할까. 종교인들에게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의 교리가 실린 책이나 경전을 얼마나 읽고 있는지 물은 결과 40%가 ‘전혀 읽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가끔 생각날 때만 읽는다(35%)’ ‘주 1회 이상 읽는다(25%)’ 순이었다. 갤럽은 “개신교인과 천주교인 10명 중 3~4명은 매주 성경을 읽지만 불교인 중에서는 66%가 불경을 전혀 읽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교인들은 기도·기원에도 다소 소홀한 모습을 보였는데 기도의 빈도를 묻는 질문에 32%가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루 1회 이상’은 23%, 주1~3회는 20%였다. 종교인 중 매일 개인적으로 기도·기원하는 사람의 비율은 2000년 이전 약 40%에 비해 절반이 줄어든 23%였다.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한국갤럽은 “주요 세 종교 중 개신교인의 종교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을 볼 수 있다”며 “그러나 2014년과 비교하면 개신교인에서 (신도) 감소 폭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개신교인의 종교성 약화로 보기는 어렵다”며 “후속 질문에서 개신교인의 90%가 ‘개인 생활에서 종교가 중요하다’고 답했고 지금은 코로나19로 종교활동에 제약이 많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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