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많은 대기업 32곳 선정… HMM·HDC 등 6곳 추가, 세아·KG 제외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1조 9000억원 이상이면서, 은행권 신용공여액이 1조 1000억원 이상인 현대자동차, 삼성, SK 등 32개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

올해는 시장성 차입이나 리스부채가 많은 HMM, HDC, 장금상선, SM, 한라, 동원 등 6개 그룹이 새로 편입되고 세아, KG 등이 2곳이 제외됐다.

이들의 주채권은행은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를 평가하고, 재무구조 개선 유도가 필요하면 약정을 체결해 자구계획 이행을 점검하는 등 신용위험을 관리한다.

금감원은 ‘2021년 주채무계열 선정 결과’를 통해 지난해 말 총차입금이 1조 9190억원 이상이면서 은행권에 진 포괄적 빚인 신용공여액이 1조 1000억원 이상인 32개 계열기업군을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으로 올해부터 총차입금과 은행권 신용공여가 일정 금액 이상인 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함에 따라 올해 주채무계열은 전년(28개)보다 4곳 늘었다.

기존에는 금융권의 신용공여가 전체 금융권 신용공여의 0.075% 이상인 곳이 대상이었으나, 올해부턴 계열의 총차입금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1% 이상이고 은행권 신용공여가 전체 은행 기업 신용공여의 0.075% 이상인 곳을 선정한다.

주채권은행은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평가 결과가 미흡한 계열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 약정 등을 체결하고 자구계획 이행을 점검하는 등 신용위험을 관리한다.

이번에 신규로 편입된 HMM, HDC, 장금상선, SM, 한라, 동원 등 6개 그룹은 총차입금 기준이 도입되면서 시장성 차입이나 리스부채 등이 많은 곳이다. 제외된 세아, KG 등 2곳은 총차입금 규모가 선정기준보다 작아 주채무계열에서 빠졌다.

올해 상위 5대 주채무계열(총차입금 기준)은 현대차, 삼성, SK, 롯데, LG 순이다. 32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11곳), 우리은행(9곳), 신한은행(5개), 하나은행(4곳), 국민은행(2곳), SC제일은행(1곳) 등 6개 은행이다.

기난해 말 은행권의 기업 신용공여잔액은 1443조 7000억원으로 전년 말(1333조 4000억원) 대비 110조 3000억원(8.3%) 늘었다. 이 중 32개 주채무계열의 지난해 말 은행권 신용공여액과 총차입금은 각각 255조 9000억원, 521조 1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11.3%, 13.6%씩 늘어난 규모다.

상위 5대 계열의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과 총차입금은 각각 127조 8000억원, 300조 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3%, 11.3% 늘었다. 이들의 은행권 신용공여잔액과 총차입금이 주채무계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9.9%, 57.7%에 이른다.

주채권은행은 이들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대해서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는 등 대기업 그룹에 대한 신용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정성평가 과정에서 경영진의 위법행위나 사회적 물의 야기, 공정거래법 위반, 분식회계 등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는 잠재적 위험을 충분히 반영해 엄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유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