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일본 역사상 판금 조치를 당한 유일한 여류시인으로 알려진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 1905~2004)’의 저항시집이 범우사의 범우문고로 번역, 출간됐다.

마쓰다 도키코가 해방 전에 쓴 시들과 조선 관련 시편이 묶여 206페이지의 ‘마쓰다 도키코 시집 조선 처녀의 춤’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것.

마쓰다 도키코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일본 내지의 조선인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나눴고, 치안유지법으로 일본권력의 문화통제가 엄격한 상황 하에서 그러한 교류체험을 바탕으로 조선인들의 애환과 삶의 의지를 담은 작품을 발표한 양심적 작가이다.

사회적 이슈나 사건, 노동자 계층의 일상을 테마로 시작 활동에도 몰두해 시집 5권을 펴낸 진보적 시인이기도 했다.

시집 ‘조선 처녀의 춤’에는 여류시인으로서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판금조치를 당한 시집 ‘참을성 강한 자에게(도진샤, 1935년)’의 작품들과 해방 전의 시편이 함께 묶였다(50여 편). ‘조선 관련 시편(3부)’도 소개돼 있어서 시인의 조선관을 엿볼 수 있다.

뒷부분에는 각 시편에 대한 해설이 뒤쪽에 실려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마쓰다 도키코는 반전과 평화수호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그러한 활동을 어김없이 시로 발표했다. 1960년 미일안보조약 반대 투쟁 때는 그녀의 시가 일본은 물론, 중국의 ‘세계문학’, ‘인민일보’에 즉시 번역, 게재돼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마쓰다 도키코는 만년까지 평화수호를 위한 활동을 펼쳤다.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 3일 전에도 자택에서 진행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시민들에게 헌법 9조를 지켜줄 것을 강력히 호소하기도 했다. 

마쓰다 도키코 지음, 김정훈 옮김 / 범우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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