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포스터(제공: 유니버설픽처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포스터(제공: 유니버설픽처스)

20살 맞이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

북미보다 빠른 전 세계 최초 국내 개봉

화려하고 가득한 액션에 2시간 순삭

무리수 설정, 개연성 떨어져 아쉬워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카체이싱의 끝판왕이 돌아왔다. 그것도 전 세계 최초 국내 개봉이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분노의 질주9)’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봉을 연기하다 계획보다 1년 늦은 19일 드디어 공개됐다. 2000년대 최고 프랜차이즈 시리즈인 ‘분노의 질주’는 어느덧 20살이 됐고 이번 개봉은 북미보다 무려 37일이나 일찍 한국 관객을 찾았다. 전 세계 최초 개봉에 한국 관객들은 영화 개봉 전부터 예매를 서둘렀고 그 결과 개봉 전날까지 20만장이 넘는 사전 예매량(18일 오후 7시 30분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수치다.

◆ 가족으로 채운 빈자리

이번 영화는 저스틴 린 감독이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이후 7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도미닉(돔, 빈 디젤)과 제이콥(존 시나)의 형재애를 느낄 수 있다. 1989년 아버지가 레이스 도중 사망한 이후 함께했던 형제 돔과 제이콥마저 헤어지게 된다. 그러다 제이콥이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와 연합해 전 세계를 위험에 빠트리자 돔과 패밀리들은 조용한 삶을 접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가족’은 중요한 매개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돔의 동생인 제이콥을 만들었다. 시리즈와 함께 인기를 얻은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이 하차하면서 만들어진 캐릭터이지만 이 둘의 합은 나름 나쁘지 않다. 물론 덕분에 개연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하차한 두 캐릭터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돌아온 오리지널 패밀리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제이콥을 저지하기 위해 돔의 여동생 미아(조다나 브류스터)가 돌아왔고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한(성 강)도 돌아왔다. 다만 죽었던 한이 다시 살아서 돌아오는 과정이 억지로 끼워 맞추기 식으로 그려져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아쉽긴 하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스틸컷(제공: 유니버설픽처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스틸컷(제공: 유니버설픽처스)

◆ 여전히 화려한 카체이싱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전매특허인 카체이싱은 시작부터 화려하다. 부제 ‘얼티메이트’가 아쉽지 않게 드넓은 자연을 뚫고 내달리는 카체이싱은 오랜만에 개봉한 헐리우드 액션에 쾌감을 느낄 정도로 시선을 압도한다. 거기다 이번에 마그넷을 이용한 액션은 ‘저게 실제로 가능한가’를 넘어서서 엄청난 물량과 강력함으로 입을 쩍 벌리게 한다. 그리고 일본 도쿄, 영국 런던, 독일 쾰른, 태국, 조지아 공화국 등의 다양한 배경은 관객을 전 세계 여행을 시키면서 코로나19로 갇혀있던 마음을 뻥 뚫게 만든다.

다만 무리수 설정은 잠시 관객들을 벙찌게 만든다. 여태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자동차 액션에서 시작해 비행기, 전투기, 탱크, 잠수함까지 맞붙는 장면들을 연출해왔다. 연출 과정에 ‘무리수’가 엿보였지만 대형 블록버스터만의 재미와 이를 압도하는 액션으로 관객들을 납득시켰으나 이번에는 조금 심한 억지에 실소마저 나온다.

로켓 엔진을 단 자동차가 우주로 날아가다니. 인터스텔라, 마션, 승리호 등 다양한 SF 영화로 우주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관객들을 무시한 처사가 아닌가 할 정도로 자동차로 인공위성을 향해 날아가는 연출은 사실 최악이다. 거기다 스킨스쿠버가 입을 법한 어설픈 우주복을 입은 주인공들이 자동차에서 나와 ‘구해달라’며 손 흔드는 장면은 관객들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든다.

물론 우주 장면 외에도 무리수는 곳곳에 포진돼 있다. 엄청난 총탄 세례와 지뢰를 밟고도 죽지 않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에게만 신이 함께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이러한 무리수 설정에도 화면을 꽉꽉 채우는 화려한 액션은 2시간의 시간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든다. 그래서 영화는 ‘아이맥스’ 관람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화려한 액션을 큰 화면과 웅장한 사운드로 즐기고 있노라면 코로나블루따위는 날려버린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스틸컷(제공: 유니버설픽처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스틸컷(제공: 유니버설픽처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