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산노동자희망찾기 구성단체가 18일 부산고용노동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산공단 도금사업장의 환경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8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녹산노동자희망찾기 구성단체가 18일 부산고용노동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산공단 도금사업장의 환경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8

각종 질환경험 조사 발표

외국 노동자 대다수 차지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녹산노동자 희망찾기 구성단체가 18일 고용노동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와 고용노동청에 녹산공단 소재 도금사업장의 환경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이 함께한 녹산노동자희망찾기 연합은 녹산공단 내 소규모 도금공장의 유해물질 노출과 작업환경 실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들은 “도금작업 과정에서 염산·황산·초산 등의 산성 물질과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륨 등의 알칼리성 물질에 노출되고 있으며 그밖에 다양한 화학물질에도 노출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기용제와 중금속 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커 노동자가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 안전보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관계당국에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까지 녹산공단소재 도금업체 중 38개의 업체를 대상으로 환경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는 95명의 노동자가 참여했으며 이 중 7명은 심층면담에도 응했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응답자의 64%가 타국 출신 이주노동자였으며, 한국국적 노동자는 38%에 불과했다. 이주노동자의 비중이 절대적인 사업장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이주노동자들은 업무에 대한 교육은 받으면서도 안전과 건강에 대해 교육받은 적은 없다”며 “작업장내 안전보건표지판이 설치됐더라도 출신지역 언어로 돼 있지 않아 그림만 보고 대충 이해하는 수준”이라고 실태를 전했다.

또 “특히 설문에 응한 노동자들은 피로와 두통, 피부질환, 호흡기 질환, 안구질환 등 순으로 증상을 경험했다”며 “취급물질에 대한 정보도 교육도 없는 상태에서 사고나 건강상 문제를 경험한 뒤 유해·위험성을 인식한다고 말한 이주노동자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업안전보건법상 노동자가 알아야 할 권리마저 배제당하고 있다”며 조속한 환경개선과 안전보건교육을 부산시와 고용노동청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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