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8일 미국 뉴욕 스탠튼아일랜드 자치구 알바니아 이슬람문화센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장에서 노스웰헬스 간호사가 백신을 주사기에 채우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4월 8일 미국 뉴욕 스탠튼아일랜드 자치구 알바니아 이슬람문화센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장에서 노스웰헬스 간호사가 백신을 주사기에 채우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8천만회분을 해외에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세계 지도자들, 전문가들은 여전히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코로나19 백신이 빠르게 널리 접종되지 않으면 바이러스가 변이가 되고 백신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는 설명이다.

에이즈 운동가였던 그레그 곤살베스 예일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생산을 늘릴 계획 없이 8천만회분의 백신을 기증하는 것은 마치 긴 칼인 마체테로 입은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2천만회분을 오는 6월 말까지 다른 나라에 보내기로 약속했다.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은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백신은 해외로 보내질 것이다. 미국은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 6천만회분을 보낼 계획이다.

듀크 대학 연구에 따르면 세계 인구 70%에 백신을 접종하는 데 필요한 선량은 110억회분이다. 분석회사인 에어피니티는 지금껏 생산된 백신이 약 17억회분에 그친다고 추정했다. NYT는 이 110억회분도 보수적인 추정 개수일 수 있다며 나중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보조 접종이 필요하다면 공급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재와 핵심 장비는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이며 어떻게 하면 국제적 백신 공급을 넓힐 수 있을지에 대해 관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은 더 많은 국가가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특허 포기를 지지했으나 전문가들은 기술 이전과 원자재 접근 확대로 더 많은 제약회사들이 백신을 생산하기 시작하는 데는 약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수출 금지를 해제하는 게 더 빠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백신 제조업체들에게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에 대한 백신 공급을 앞당겨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부유한 나라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전 세계 백신 공급의 상당 부분을 계약한 고소득 국가들이 백신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코백스와 백신을 공유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들이 수개월이 아닌 수일 내 계약 장벽을 철폐할 수 있도록 제조사들이 도울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헨리에타 포레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코백스가 곧 코로나19 백신 6500만회분을 각 나라에 전달할 예정이지만 최소 1억 7천만회분을 전달했어야 했으며 오는 6월 주요 7개국(G7) 정상이 영국에 모일 때까지 1억 9천만회분이 부족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전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백신을 6월 말까지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기간까지 모든 미국인들에게 충분한 양의 백신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에는 백신이 넘쳐나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의 고민은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지난주와 전날 공개된 두 통의 서한에서 미국 정부가 국제적으로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한 이후 나왔다.

사드 오메르 예일대 글로벌헬스연구소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공유 약속은 정말 좋은 일이지만 이날 제프리 지엔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을 글로벌 전략 개발에 투입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에 더 만족한다”고 밝혔다. 오메르 국장은 “우리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한 나라가 국경 내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세계적인 전염병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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