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not caption

축복의 메시지를 간직하고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삶의 여정에서 누구에게나 구비 구비 이어지는 곡절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삶의 구비를 의미하는 ‘인생구곡(人生九曲)’에서 ‘구곡(九曲)’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쌍기역(ㄲ)에 담긴 말들이 성공의 비결과 연계해 전해져 오고 있다. ‘성공, 쌍기역 안에 있다’라는 말과 함께 성공을 위한 7가지 쌍기역 키워드로 ‘꿈, 끼, 꾀, 끈, 깡, 꼴, 꾼’도 제안되고 있으며, ‘꿈꾀끼꼴깡(김창남 엮음)’이란 제목의 책이 발간되기도 했다.

강원도 춘천시 봉화산에 있는 구곡폭포(九曲瀑布)에 가보면 입구에 “폭포에 이르는 황토 오솔길과 시냇물을 벗삼아 폭포에 이르면 꿈, 끼, 꾀, 깡, 꾼, 끈, 꼴, 깔, 끝의 아홉 가지 쌍기역(ㄲ) 구곡혼(九曲魂)을 담아가실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 표지판을 볼 수 있다. 표지판을 지나 폭포에 이르는 1km 정도 되는 황톳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아홉 구비 삶에서 마음에 간직하고 지내야 할 아홉 개의 쌍기역 ‘스토리텔링’을 담은 ‘인생구곡(人生九曲)’ 이정표들이 눈에 들어온다.

첫 번째 이정표에는 ‘꿈(Dream)’을 ‘희망을 찾아서’란 주제로 담고 있다. ‘꿈’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의 목표를 분명하게 정해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크고 명확한 목표가 담긴 꿈은 바로 희망의 생명줄이 될 수 있다. “희망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빌 게이츠의 말을 떠올리며, 자신의 진정한 꿈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두 번째 이정표에는 ‘끼(Ability)’가 ‘재능의 발견’으로 표현돼 있다. 삶의 여정에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는 차별화된 ‘끼’를 찾아내는 습관을 길들일 필요가 있다.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부족함이 느껴질 때도 많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 꼭 이루려는 자신감을 ‘끼’로 발현해보자.

세 번째 구비 이정표에는 ‘일을 잘 해결하는 지혜’로 ‘꾀(Wisdom)’가 제시돼 있다. ‘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안하고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밑그림을 그려 실천해나가는 지혜이다. 자신의 성공적인 삶을 위한 참다운 지혜는 무엇일까.

네 번째 이정표에는 ‘깡(Courage)’이란 주제가 ‘마음에서 솟구치는 용기'로 담겨 있다. ‘깡’은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매사에 적극 대응해 나아가는 용기를 의미한다. 마음에서 솟구치는 용기가 있어야 자신에게 부딪혀오는 일들을 자신만만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들을 담대하게 밀어붙일 줄 아는 ‘깡’의 바탕에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함께 자리해야 한다.

다섯 번째 이정표에는 ‘한 분야의 최고봉’을 의미하는 ‘꾼(Professional)’이 주제로 담겨 있다. ‘꾼’은 태어날 때부터 간직하고 있는 자신의 장점 유전자를 찾아 발현하며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편한 일상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봉에 이르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내야 할까.

여섯 번째 이정표는 ‘삶 속에서 맺어지는 관계’인 ‘끈(Relationship)’이 주제이다. 폭넓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끈’은 다양한 인맥과의 연계를 통해 자신의 삶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성공적 삶을 위해서는 인맥 유지를 막연한 연결고리가 아닌 진정으로 서로 나누고 베푸는 관계로 맺어나가야 한다.

일곱 번째 이정표 ‘꼴(Shape)’은 ‘누군가에게 보이는 모습’이 주제이다. ‘꼴’이라는 이미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질수록 겸손해지는 모습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성공의 마지막 단계에서 위력을 발현해주는 자신 진정한 ‘꼴’은 어떻게 가다듬어나가야 할까.

여덟 번째 구비 ‘깔(Delicate Hue)’의 주제는 ‘빛깔이나 맵시가 곱고 산뜻함’이다. 섬세하고 우아한 색깔을 의미하는 ‘깔’은 삶을 맵시 있고 곱게 다듬어 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산뜻한 ‘깔’을 위해서는 배려와 나눔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마지막 아홉 번째 구비 ‘끝(Finish)’의 주제는 ‘여정의 끝은 새로운 시작’으로 제시되어 있다. 앞으로 다가올 죽음을 생각하면 슬픈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삶의 여정에서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하는 ‘끝’에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가 함께 담겨져 있다. “삶이 즐거우면 죽음도 즐거워야 한다”는 말에서처럼 죽음의 자리에서 삶을 바라다보면 죽음을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 태어나 지내는 삶의 여정에는 늘 아쉬움이 함께하기 마련이다. ‘구곡혼’에 담긴 아홉 개의 쌍기역 키워드를 바탕으로 진정한 삶의 의미가 담긴 자신의 ‘인생구곡(人生九曲)’ 지표를 만들어 실천하며 자신의 일상에 힘을 불어넣는 시간을 가져보자.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