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 되면 언론들은 일제히 부처님오신날을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낸다. 그런데 언론들마다 부처님오신날 명칭 표기가 제각각이다. 부처님오신날로 표기하는 곳이 있는가하면 다수 언론은 석가탄신일(석탄일)로 표기하고 있다. (출처: 네이버 포털사이트 캡쳐)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 되면 언론들은 일제히 부처님오신날을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낸다. 그런데 언론들마다 부처님오신날 명칭 표기가 제각각이다. 부처님오신날로 표기하는 곳이 있는가하면 다수 언론은 여전히 석가탄신일(석탄일)로 표기하고 있다. (출처: 네이버 포털사이트 캡쳐)

매년 명칭 표기 제각각… 2018년부터 변경돼
‘생로병사 답’ 찾아 나선 석가 탄생연도 불투명
동아시아 불교학계 유력 학설로 기원전 383년
법요식, 19일 조계사 비롯한 전국 사찰서 봉행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오늘(19일)은 불교계 연중행사 중 가장 큰 명절인 부처님오신날이다. 해마다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 되면 언론들은 일제히 부처님오신날을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낸다.

그런데 언론들마다 부처님오신날 명칭 표기가 제각각이다. 부처님오신날로 표기하는 곳이 있는가하면 다수 언론은 석가탄신일(석탄일)로 표기하고 있다.

언론뿐만이 아니다. 사회에서도 여전히 석가탄신일로 혼동해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부처님 생일의 공식적 명칭은 부처님오신날이 맞는 것일까, 석가탄신일이 맞는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부처님오신날이 맞다.

◆'나도 모르는 사이…' 변경 언제?

음력 4월 8일인 부처님오신날은 2018년 이전에는 석가탄신일이라고 불렸으나, 불교계의 지속된 요청으로 ‘부처님오신날’로 공식 명칭을 변경됐다.

불교계는 석가(釋迦)라는 단어가 ‘샤카’라는 고대 인도의 특정 민족 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라는 점에서 부처를 지칭하기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또 석가탄신일을 줄인 석탄일은 광물인 석탄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며 명칭 변경을 요구해왔다.

명칭 변경은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의결함으로 이뤄졌다. 대선후보시절 석가탄신일을 맞아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한 명칭 개정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랬던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등회의 유네스코 등재를 축하하면서 여전히 ‘석가탄신일’로 언급해 불교계의 눈총을 샀다. 교계 언론의 지적에 석가탄신일을 부처님오신날로 다시 정정했으나, 이에 대한 사과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전해졌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부처님오신날 맞이 48일기도’가 봉행되고 있다. 48일 기도는 부처님오신날인 오는 5월 12일까지 진행된다. ⓒ천지일보 2019.3.26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부처님오신날 맞이 48일기도’가 봉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6

◆부처-석가모니는 같은 존잰가?

부처님이라고 불리는 자의 본명은 고타마(Gautama:瞿曇) 싯다르타(Siddhārtha:悉達多)다.

내가 집에 있을 때는 부모님에게 딸로 불리고, 직장에서는 기자라고 불리듯 고타마 싯다르타도 역할에 따라 부처님, 부처, 석가모니, 석가세존, 석존, 세존, 석가, 능인적묵, 여래, 불타, 붓다, 불(佛)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이 중 가장 많이 불리고 있는 이름은 석가(釋迦)다. 석가는 북인도에 살고 있던 샤키아(Sakya)라 불리는 한 부족의 총칭이며, 모니(牟尼)는 성자를 의미하는 무니(muni)의 음사로 석가모니는 ‘석가족 출신의 성자’라는 의미다.

불교 창시자 고타마 싯다르타(BC 563년경~BC 483년경)는 고대인도 카필라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무엇하나 부족할 게 없이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었던 그는 종교적 의문을 해결하지 못하고 29세의 젊은 나이에 수행의 길을 떠났다.

그의 뇌리를 건드린 질문은 바로 인간의 ‘생로병사’였다. ‘왜 인간은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그는 자신의 안위를 보장하는 모든 것을 버리고 수행의 길을 떠났다.

6년간의 고행 끝에 그는 35세 때 보리수나무 아래서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하지만 정작 생로병사를 해결할 답을 얻지는 못했다.

석가모니의 깨달음 이후 2500년이 훌쩍 지났어도 스님들은 여전히 이 ‘생로병사’와 ‘인간’ 그리고 ‘참나’라는 주제로 수행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행된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마스크를 쓴 불자들이 합장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봉축법요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연기됐다. ⓒ천지일보 2020.5.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행된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마스크를 쓴 불자들이 합장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봉축법요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연기됐다. ⓒ천지일보 2020.5.30

◆국가별로 다른 부처님 생일, 왜?

석가가 태어난 탄생연도에 대해서는 불교학계에서는 여러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불교학자인 W.가이거가 스리랑카의 ‘도사(島史)’를 근거로 밝힌 남방계(기원전 563-483년)와 우이 하쿠쥬(宇井伯壽)에 의한 북방계(기원전 466~386년)의 기록이다.

이외에도 스리랑카의 기원전 543년 설, 태국과 미얀마의 기원전 544년 설, ‘중성점기(衆聖點記)’라는 우팔리 존자가 1차 결집 후에 안거와 해제를 마칠 때마다 찍은 점을 근거로 하는 기원전 485년 설, 막스 뮬러(Max Müller)의 기원전 477년 설, 앞의 북방계를 수정한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의 기원전 463~383년 설 등이 있다. 동아시아 불교학계에서는 현재 나카무라 하지메의 기원전 383년을 유력한 학설로 보고 있다.

이처럼 학설마다 주장하는 연도가 다르기에 세계불교도우의회(WFB)에서는 1956년 신도들의 혼동을 줄이고자 태국과 미얀마의 기원전 544년 설을 기준으로 할 것을 결의했다.

우리나라는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날짜를 음력 4월 8일로 제정, 매년 날짜가 조금씩 변경돼 올해는 19일이 됐다.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전국의 사찰에서는 신도들이 모여 부처의 생일을 축하하는 연등행사 및 법요식을 거행한다. 다만 올해는 작년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해 진행된다.

한국 불교의 대표 종단 대한불교조계종은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하기로 했다.

법요식은 정부당국 및 종단의 방역 지침에 따라 좌석은 1m이상 간격을 두고 배치된다.

문화부장 오심스님의 사회로 진행되는 법요식은 도량결계의식, 육법공양, 명고·명종의식 순으로 시작해 관불 및 마정수기, 헌촉, 헌등, 헌향, 헌다, 헌화,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의 축원, 불자대상 시상,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봉축사, 문재인 대통령 봉축메시지, 종정예하 법어, 중앙신도회장의 발원문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 미래통합당 주호영 워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행된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합장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봉축법요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연기됐다. ⓒ천지일보 2020.5.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 미래통합당 주호영 워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행된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합장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봉축법요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연기됐다. ⓒ천지일보 20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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