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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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커 “코로나 하나님의 징벌 아닌 위로”

“재앙의 날, 심판·구원의 피난처 약속”

 

앞서 목회자 다수는 ‘심판론’ 주장

“교회 탄압 심했던 中 우한지역에

전염병 창궐, 성경적으로 합리적”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놓고 개신교계 사이에서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신학자로 꼽히는 미하엘 벨커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을 하나님이 세상을 벌하시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위로의 역사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다수 개신교 목회자들이 코로나 팬데믹이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했던 것과 정반대의 주장이다. 

지난달 비대면으로 열린 한국구약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맞아 검토하는 학제간 신학의 과제’로 주제로 발제한 벨커 교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신학자들은 창조신학과 창조주 하나님을 정직하게 이해할 방법을 되찾기 위한 비평과 자기 비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전능,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잘못된 개념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잘못된 창조주와 창조에 대한 개념으로 창조주 하나님을 ‘힘의 근원’ 혹은 ‘만물의 동력’으로만 이해하고 있지만, 하나님은 인내하실 뿐 아니라 고통과 역경 가운데서도 새롭고 선한 것을 창조하는 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절대적으로 선하신 하나님의 영을 통해 창조와 인간 세계 안에서 역사하신다”고 덧붙였다.

특히 ‘하나님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을 벌하시는가’라는 질문에 벨커 교수는 위기의 시대에 증오, 인간 상호 간의 냉담함, 그리고 이 문제를 다스리는 하나님 영의 다양한 위로의 역사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은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심으로 위로하신다”면서 “단지 사람의 상호적 만남과 관심 가운데 동정심이나 연민, 격려에만 스며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성서적 전통 외에도 안전과 확신, 신뢰, 삶의 용기, 희망, 격려, 평온이라는 단어와 동일시되며 개인뿐만 아니라 공공의 삶도 튼튼하게 하는 힘”이라고 했다. 또한 코로나19에 대해 “세계가 지닐 수밖에 없는 약점을 (하나님께서) 극적인 방식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벨커 교수는 “하나님의 전능은 고통과 역경 속에서도 새롭고 선한 것을 창조하는 힘”이라며 “하나님은 이 세상과 다가올 세상에 닥칠 재앙의 날에 우리의 심판과 구원의 피난처가 되실 것을 약속하셨다. 이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앞서 대다수 개신교 목회자들이 코로나 팬데믹이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던 흐름과는 정반대다. 그간 적지 않은 목회자들이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 우한 지역은 교회 탄압이 심했던 지역이며 하나님이 이를 심판하기 위해 질병을 일으켰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2월 설교에서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악성 질병을 보면서 신학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며 “이런 모든 재앙들 다수가 저와 여러분이 휴거받고 난 다음에 이 땅에 존재하게 될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라고 성경은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엄청난 기독교 박해가 일어났던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것도 성경적으론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송촌장로교회의 박경배 목사도 “성경이 말하는 전염병은 대부분이 다 범죄한 백성들과 그 시대에 대한 하나님의 벌이었다”며 “코로나19에도 분명한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런 목회자들의 주장이 오히려 사회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보수 개신교 단체 샬롬나비 대표는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코로나19는 우연한 질병으로 도래한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풍요라는 우상에 빠진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경고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예수교회) 이만희 총회장은 당시 코로나19 재앙이 마귀로 인해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해 당시 개신교인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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