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 건물 잔해 밑에서 팔레스타인 구조대가 생존자를 구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 건물 잔해 밑에서 팔레스타인 구조대가 생존자를 구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세력간의 무력충돌이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17일(현지시간) 아침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가자지구 몇몇 지역에 집중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10분 동안의 집중 공습으로 건물 세 채가 무너졌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아침 가자지구 서쪽의 주요 해안도로와 보안시설, 공터 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전력 공급 회사는 이번 공습으로 유일하게 있는 발전소에서 남부 지역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부상자에 대한 즉각적인 보고는 아직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TV 연설에서 이스라엘군은 ‘전력’을 다해 공격하고 있으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중대한 대가를 치르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민간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민간 지역으로 로켓을 발사하며 압박을 가했다.

가자지구의 긴급 구조 관계자 사미르 알 카티브는 AP통신에 “일 하는 14년간 이러한 수준의 파괴를 본 적이 없다”며 “2014년 분쟁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한 가자지구의 분쟁으로 지금껏 어린이 55명과 여성 33명을 포함해 188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1230명이 부상당했다.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3100발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는 5살 소년과 군인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우방 美 반대로 안보리 공동성명 무산

토르 웬슬랜드 유엔 중동 특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 긴급회의에서 “이번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3만 4천명이 집을 잃었다”고 밝혔다.

외교관들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 노르웨이, 튀니지 등이 적대행위 중단을 포함한 성명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미국이 저지했다.

리야드 알-말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안보리 회의에서 “이스라엘은 외국 지도자가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말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잠든 가족 전체를 계속 살해하는 행위에 대해 더욱 대담해진다”고 비난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 등에서 이스라엘의 ‘방어할 권리’를 거듭 지지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안보리 가상회의에서 “유감스럽게도 단순히 한 나라의 방해 때문에 안보리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책임감을 갖기를, 공정한 입장을 취하기를, 긴장 완화에 있어 국제사회 대부분과 함께 안보리를 지지하기를 촉구한다”며 공동성명을 재차 추진하겠다고 했다. 중국은 5월 한 달간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순환 의장국을 맡고 있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동맹국인 미국은 공개 성명을 내면 막후 외교에 해를 끼칠 것을 우려한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길라드 에르단 이스라엘 유엔 대사는 하마스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은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민간인 사상자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사일을 사용하지만 하마스는 미사일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들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아랍연맹의 마지드 압델라지즈 유엔 특사는 “아랍연맹 22개 회원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 평화 과정에 보다 적극적이고 영향력 있고 더 깊이 관여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집트, 카타르, 유엔이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휴전 협상은 지금껏 진척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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