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배진교 의원의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 관련 발언에 언쟁을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배진교 의원의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 관련 발언에 언쟁을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본회의장서 대치 후 SNS에서 공방 이어가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정복(54) 의원과 정의당이 류호정(28) 의원 간 설전 앙금이 주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문 의원은 정의당 최고직을 지낸 의원이 사과를 해놓고 정당차원에서는 도리어 사과를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며 발끈 했고, 류 의원도 이에 맞서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두 사람 간의 설전은 양당 갈등으로도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동료 의원에게 '감히 어디서'라고 말씀하시는 것도 부적절하다”며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당적이 달라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제 본회의장에서 류호정 의원에게 언성 높인 이후 곧바로 사과하실 줄 알았더니 아직도 묵묵부답이셔서 참으로 놀랍다”며 “상식 밖의 언사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한 당직자가 모 일간지에 “정의당이 너무 뻗댄다”고 반발했다.

두 의원의 설전은 13일 본회의장에서 촉발됐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도자기 밀수 의혹 등으로 자진사퇴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외교행낭을 이용한 부인의 밀수행위는 명백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문 의원 등은 배 원내대표 좌석을 찾아와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문 의원이 “아니, 그걸 당신이”라고 말하자, 류 의원이 “당신?”이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문 의원이 “야!” “어디서 지금 감히, 목소리를 높여”라고 반발하자, 류 의원은 “우리당이 만만해요. 저기(국민의힘)다가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여기와서 뭐하시는 거에요”라고 맞받아쳤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나이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민의를 대표하는 한 명의 의원으로서 우리당 류 의원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9.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9.8

◆문정복 “정의당 의원이 대신 사과했는데, 정당은 사과 요구 논평? 이중적 태도”

문정복 의원은 같은 날 즉각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내고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있었던 일련의 상황을 설명하겠다며 글을 이어갔다.

문 의원은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박준영 후보의 외교행낭에 대한 발언을 한 바 있다”며 “외교행낭과 이삿짐은 전혀 다른 맥락이다. 이삿짐이 아닌 외교행낭을 통한 밀수라면 외교적 문제는 물론 범죄행위로 비춰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은 박병석 의장께서도 이삿짐으로 사실관계를 바로잡은 부분”이라고 부가설명했다.

또 그는 “홍기원 의원님과 저는 배진교 원내대표에게 이와 관련한 오해를 바로잡고 설명 하고자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배 원내대표가 “그렇다면 왜 박준영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느냐”는 반문을 했다는 설명이다. 문 의원은 “이에 대해 답변을 하던 중 ‘(박 후보자) 당신이 국정운영에 부담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이어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 중 류호정 의원이 아무런 맥락도 없이 ‘당신?’ 이라고 고성과 삿대질을 하며 제 말을 끊었다. 충분히 말로 이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돌발행동은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대화의 전체 맥락을 공개하지 않고 일부분만 편집하여, 이를 정쟁화하는 것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의원은 “이미 정의당 최고직을 지낸 의원님과 상임위장에서 만나 대신 사과를 받았다”며 “갑작스럽게 돌발행동을 한 의원의 사과를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만, 사과 후에도 정당 논평을 통해 다른 주장을 한 점은 너무나 이중적 태도”라며 “앞뒤가 다른 정치가 아닌 정직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금속노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정의당) ⓒ천지일보 2021.4.2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금속노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정의당) ⓒ천지일보 2021.4.26

◆류호정 “본회의장서 민주당 의원들 ‘행패’… ‘당신’이 누군지는 알 길이 없어”

류 의원은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논란이 된 ‘당신’ 표현에 대해 제목에서 ‘무의미’라고 강조했다.

먼저 류 위원은 “문정복 의원의 해명이 ‘입장문’으로, 무려 ‘보도자료’로 배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박준영 후보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운 청문회를 거쳐 법무부장관이 된 분의 ‘공유’도 봤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의 발언은 민주당 의원들의 극성스러운 야유 속에서 진행됐다”며 “발언 순서를 모두 마치고 투표에 들어간 뒤, 문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의 의원들이 배 대표를 둘러쌌다. 처음 보는 그 광경은 분명 ‘행패’였다”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문 의원은 발끈한 이유 말고, 발끈한 뒤 했던 꼰대질을 해명하셔야 한다”며 “문 의원의 ‘당신’이 누군지는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그다음이다”며 “문 의원은 저를 향해 소리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가 먼저였고, ‘어디서 감히!’가 나중이었다. 정의당이 만만했던 건지, 나이 어린 제가 우스웠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본회의 표결을 방해하고 급기야 퇴장하는 국민의힘에는 일언반구 없이, 총리 임명동의안에 찬성하기 위해 남은 정의당에 매우 부적절한 방식으로 항의한 민주당 문정복 의원에게 전한다”며 “비겁하게 엮어댄 ‘정의당 최고직 의원의 사과’는 없었다. 당 대변인과 청년정의당 대표의 권고가 가벼우셨던 모양이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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