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에 발탁된 샐리 버즈비. (출처: AP/뉴시스)
미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에 발탁된 샐리 버즈비. (출처: AP/뉴시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144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편집국장을 기용했다.

주인공은 AP통신 편집국장인 샐리 버즈비(55)다. WP는 11일(현지시간) 버즈비 선임을 발표하면서 다음 달부터 버즈비가 WP 편집국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버즈비는 캔자스대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 AP에 몸담아 2017년부터 기자가 2천800명에 이르는 AP의 편집국장을 맡아왔다. AP 워싱턴지사장을 지냈고 백악관과 의회 등을 출입하는 한편 2012년과 2016년 대선을 취재했다.

이제는 편집국 인원이 1천 명에 달하는 WP의 편집국장으로 옮긴다. 버즈비는 WP 발행인 프레드 라이언 및 사주 제프 베이조스의 면접을 거쳐 이견 없이 편집국장에 기용됐다.

라이언 발행인은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뉴스를 총괄해온 버즈비의 경험을 주요 인선 배경으로 꼽았다.

WP는 올해 서울과 영국 런던에 뉴스본부를 열고 24시간 뉴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호주 시드니와 콜롬비아 보고타에도 지국을 개설, 미국 이외 지역의 지국을 26곳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몸집 확대에 주력해왔다.

이를 통해 디지털 독자수를 확대하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한다는 게 WP의 목표다. WP의 디지털 구독자는 300만 명으로 2016년에 비해 세 배가 됐으나 750만 명의 디지털 구독자를 보유한 뉴욕타임스에는 밀리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라이언 발행인은 직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미국 안팎에서 새로운 독자를 확대하고 역동적 편집국과 전 세계 지국을 관리할 수 있는 대담한 리더를 추구했다"고 밝혔다.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공유하고 정치 및 탐사보도에 강점이 있는 세계적 기자를 찾아내려 했다고도 했다.

버즈비는 "WP는 정말로 풍부한 기자적 유산과 놀라운 스태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성장과 혁신의 시점에 이런 조직에 합류하는 것은 신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버즈비는 WP의 첫 여성 편집국장으로 발탁된 것에 대해서도 영광이라면서 "우리는 다양성이라는 사안에 있어 안주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우리가 진전을 만들어내든 절대 충분치 않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2013년부터 편집국장으로 WP 사세 확장에 앞장섰던 마틴 배런은 2월 말 물러났다. 배런은 보스턴글로브 편집국장 시절 가톨릭 사제의 성폭력 의혹과 조직적 은폐 시도를 파헤쳤는데 201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스포트라이트'가 이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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