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태화강, 외황강, 회야호, 선암호, 울산만 등 총 57.59㎢ 구역이 ‘국제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Flyway network site)’에 등재됐다. 사진은 회야호 원앙 모습. (제공: 울산시) ⓒ천지일보 2021.5.10
울산의 태화강, 외황강, 회야호, 선암호, 울산만 등 총 57.59㎢ 구역이 ‘국제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Flyway network site)’에 등재됐다. 사진은 회야호 원앙 모습. (제공: 울산시) ⓒ천지일보 2021.5.10

태화강·외황강 등 57.59㎢
공해극복·철새 개체 수 증가
시 “세계적 생태도시 조성”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울산 태화강이 대도시 도심 내 하천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Flyway network site)’에 등재됐다.

울산시는 환경부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이 태화강, 외황강, 회야호, 선암호, 울산만 등 총 57.59㎢ 구역을 FNS에 등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세계 철새 전문가와 국제기구로부터 철새 부양 능력과 생태적 가치의 우수성을 공인받았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7번째 등재이다.

기존 16개 경로가 서해안 갯벌을 찾는 철새 위주였던 것에 비해 동해안으로 흐르는 하천습지와 인구 100만 이상 도심 내 하천으로 지정된 것은 처음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더그 와킷슨(Doug Watkins) 사무총장은 “공해를 극복한 이후 철새를 보호하려는 울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매년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등재 이후 태화강의 철새 부양 능력이 더 향상되고 안전한 장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로 작용해 전문가들이 등재 결정을 내리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울산시는 지난 2013년 등재 신청을 내고 실패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삼호대숲 백로 개체수 조사, 제8회 아시아 버드페어, 철새서식지 관리자 워크숍, 자연환경조사 등을 통해 유무형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대상지를 외황강, 회야호 등으로 확대해 지난해 10월 15일 등재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같은해 11월 EAAFP 사무총장 일행이 울산을 방문해 산업시설과 철새서식지 현장실사를 진행하고, 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울산의 철새보호 의지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신청서 보완 작업과 철새 전문가들의 검증 과정을 거쳐 국제철새이동경로 중 하나로 기록하게 됐다.

철새이동경로 등재 기준은 람사르 습지 등록 기준을 준용한다. 매년 물새 2만 마리 이상을 정기적으로 부양하거나 전 세계 물새 개체 중 1% 이상을 부양해야 한다. 또 다른 조건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을 상당수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 태화강 철새서식지는 최근 3년간 평균 4만 마리 이상의 철새(2018년 5만 3286마리, 2019년 4만 8605마리, 2020년 2만 3530마리)가 찾고 있다. 특히 흰죽지, 흰줄박이오리, 갈매기, 흰비오리, 민물가마우지 등 5종의 철새가 전 세계 개체수의 1%를 초과하고 있다.

또 황새, 노랑부리백로, 흰죽지, 검은머리갈매기 등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멸종위기종과 흑기러기, 큰기러기,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흰목물떼새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 찾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등재로 산업과 인구밀집으로 인한 오염을 극복하고, 다시 철새가 찾아오는 생태도시로의 탈바꿈하게 됐다"며 "이제는 태화강의 기적을 넘어 산업수도에서 세계적 생태도시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는 러시아의 극동지방과 미국의 알래스카로부터 동아시아, 동남아시아를 지나 호주와 뉴질랜드에 이르는 22개국을 지나는 경로이다. 210개 이상의 개체군에 해당하는 5000만 개체 이상의 이동성 물새들의 보금자리다.

국내에는 철원평야, 한강하구, 천수만, 순천만, 우포늪, 낙동강하구, 인천 송도갯벌 등 16곳이, 해외에는 19개국, 149곳이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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