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호남민심이 차지하는 중요도는 매우 크다. 그래서 대선 과정에서 정당과 후보들은 호남민심 안기에 공을 들인다. 인구로 치면 총인구의 9.8%에 불과하지만 호남이 대한민국 민주화 정신의 뿌리로 터 잡았고, 광주가 독재와 불의에 항거하면서 ‘민주화의 성지’로 역사 속에 우뚝 솟았기 때문이다. 대선과 관련해 호남인들의 관심과 반응들은 향후 대선 추이에서 유의미성을 내포하는 바, 그만큼 호남민심은 선거에서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일 것이다.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선일을 10개월 앞두고 호남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지난 4.7재보궐 선거 참패를 계기로 호남이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뒤집어쓰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현지에서 나돈다는 말에, 지역 텃밭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대선 출마 예상 정치인들이 서둘러 이상한 기류를 차단시키려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와 대권주자인 빅 쓰리가 호남을 찾거나 호남인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고심하고 있고, 송영길 대표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행을 택한 것 자체가 호남민심 달래기와 무관하지가 않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에서 ‘신복지 광주포럼’ 발족식을 가졌으며, 후발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도 이번주 중 고향인 전북으로 내려가 호남민생 탐방에 나설 계획이다. 여권 주자가운데 지지율에서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도 틈나는 대로 호남민심을 얻기 위한 대책에 고심하고 있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외에도 여권 잠룡으로 자천타천으로 대선 후보 반열에 올라있는 김두관 의원, 이광재 의원 등이 호남 구애작전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이와 같이 호남지역이 대선에서 전략적 지역으로써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정작 권력을 잡은 이후 지역을 홀대한다는 여론이 호남 도처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여론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인즉, 그러한 이상 기류를 감지한 것인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복지 광주 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의 아픈 손가락 두 개는 청년과 지방”이라고 말하면서 호남민심 달래기에 적극 나선 것이다.

호남지역 공략에 야권도 마찬가지다. 지역여론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방문에 이어 지난 7일 김기현 당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광주·전남을 방문해 러브콜을 보냈다. 김 대행이 “호남이 없으면 국민의힘도 없다”거나 “핵호남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발언은 대선 10개월을 앞두고 호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나, 비단 대선에서만 아니라 호남은 이땅의 정의와 민주주의 발전의 핵으로써 상징성이 된 지 이미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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