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일 붐비는 지구촌 공동묘지. 사진은 베네수엘라의 작년 9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일 붐비는 지구촌 공동묘지. 사진은 베네수엘라의 작년 9월 모습. (출처: 연합뉴스)

미 대학 연구 “미국 2배·일본 10배”

축소보고 따져 실제피해 추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죽은 이들이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미국, 영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 주요 발병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각국 통계치의 2∼10배 정도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작년 3월부터 올해 5월 3일까지 각국 보건당국이 집계한 코로나19 사망자 수와 자체 분석한 사망자의 수를 비교했다.

자체 분석치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다른 사망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팬데믹 전 사망 추세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산출됐다.

의료 서비스 지체, 약물 오남용 등에 따른 사망자 증가, 독감이나 부상으로 인한 사망자 감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평시와 비교해 코로나19 감염을 직접 사인으로 하는 사람들의 규모를 추산한 것이다.

의료체계 붕괴를 비롯한 간접적 영향으로 사망한 이들은 코로나19 사망자 집계에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같은 분석 결과 주요 발병국들은 코로나19 사망자의 수를 현격히 적게 보고한 것으로 의심됐다.

미국은 공식통계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57만 4043명이지만 연구 결과에서는 90만 5289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1만 390명이 공식 통계치이지만 실제로는 무려 10배를 넘는 10만 8320명이 숨졌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실제 규모 추정치(녹색)와 공식 통계(자주색). 보건당국 보고를 통해 작성되는 통계에서는 사망자 수가 상당 수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실제 규모 추정치(녹색)와 공식 통계(자주색). 보건당국 보고를 통해 작성되는 통계에서는 사망자 수가 상당 수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독일, 스페인, 프랑스,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마찬가지로 보고되지 않은 코로나19 사망자가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대 연구진은 사망자가 많은 상위 20개국의 사례를 보고서에서 조명하며 한국의 실태는 따로 소개하지 않았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이날 현재 1851명으로 세계 85위로 나타난다.

워싱턴대 연구진은 세계 전체의 실제 코로나19 사망자도 690만명에 가까워 각국 통계의 합산치보다 2배 넘게 많다고 지적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시간 7일 오전 기준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326만 9034명으로 집계됐다.

지역을 따지면 중남미, 중유럽, 동유럽, 중앙아시아에서 실제 사망자 규모가 현격히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각국 통계가 축소된 원인으로 병원에서 숨지거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코로나19 사망자로 집계되는 관행을 들었다.

일부 저개발국 중에는 질병 보고체계 자체가 부실해 많은 사망자가 누락됐을 가능성도 지적됐다.

크리스 머리 IHME 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보여주는 끔찍함만큼이나 이번 분석에서 나타나는 실제 통계는 훨씬 나쁘다”고 평가했다.

머리 소장은 “코로나19 사망자의 실제 수치를 알아야 글로벌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책입안자들의 대응책, 복구계획 수립에 소중한 정보를 제시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