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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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잠이 들었다가 사라진 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22살 손정민의 사건에 대한 의혹이 계속 잇따르고 있다.

서울의 한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생인 손정민은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친구 A씨와 함께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그 후 손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 50분쯤 실종장소인 반포한강공원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서 숨진 손씨의 뒷머리에서 두세 군데쯤 깊게 베인 상처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고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낸 상태다.

경찰은 손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고 사라진 A씨의 휴대전화 수색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손씨의 아버지는 연일 언론에 아들의 죽음에 큰 의문이 든다며 자살이 아니라 우발적 살인 혹은 계획적인 살인에 무게가 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들 스스로 그렇게 될 수는 없다. 분명히 누가 그랬는데”라며 많은 의문을 지울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도 주목하고 있다. 친구 A씨의 휴대전화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점, A씨가 사망 당일 신었던 신발을 버린 점, 친구 A씨가 변호사를 대동한 점 등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손정민 죽음의 의혹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하루 만에 10만명이 넘는 이들이 동참했다.

경찰은 목격자가 없는 상황 속에서 사라진 친구의 휴대전화 수색 작업도 계속하고 있으며 사고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를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이 이미 확보한 자료로는 이번 사망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놓기에는 부족하다. 손씨가 숨지기 전 편의점에서 물건을 계산하는 영상, 25일 새벽 2시 친구와 함께 있는 장면을 SNS에 올린 영상, 25일 새벽 4시 30분쯤 친구 혼자 공원을 빠져나가는 영상으로는 사망 원인의 단서를 찾기에는 역부족이다.

손씨의 아버지는 숨진 아들이 억울하게 죽었는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아이 잃은 아빠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며 아들의 사인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으로 진실을 둘러싼 가짜뉴스도 확산하고 있다. 친구 A씨의 아버지가 전 경찰서장이거나 대형 로펌 변호사라는 말부터 실종 시간대에 경찰차가 한강에 출동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돌고 있다.

심지어, 친구 A씨 아버지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라는 루머도 떠돌았으나 해당 병원 측의 입장으로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뉴스를 생산·유포하면 정보통신망법과 전기통신기본법 등에 따라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던 한강공원 CCTV 부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는 CCTV와 가로등, 보안등을 묶은 스마트폴 표준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도 거세다.

지금이라도 경찰은 반포한강공원 일대 차량 블랙박스와 CCTV를 전부 들여다보고 손씨 사망 경위 파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많은 시민들이 이번 사망에 대해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당일 새벽 목격자와 지인들은 손씨 죽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관련 있는 것들은 경찰과 유족 측에 제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도움이 아들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워했던 아버지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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