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오지 여교사, 보트 위에서 수업…옆에는 악어 (트리뷴뉴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오지 여교사, 보트 위에서 수업…옆에는 악어 (트리뷴뉴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오지에서 한 여교사가 보트 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옆에서 악어가 수시로 고개를 드는 모습이 소개돼 관심이 쏠렸다.

3일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국가교육의 날(Hardiknas)을 맞아 서부자바주 수카부미군 찌비퉁읍 교사 시티 사로야(27)의 열악한 교육 현장이 조명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대부분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찔로마 마을은 대부분 학생이 휴대폰이 없고, 인터넷도 잘 터지지 않는다.

특히 이 마을은 육로로 가려면 숲을 지나야 하고, 수로로 가는 경우 수위가 오르면 갈 수 없다. 현재 시티는 보트를 타고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도 보트에 타서 수업을 받는다. 시티가 교육 프로그램에 접속하려면 인터넷 신호가 잡혀야 하기에 함께 배를 타고 신호가 원활한 곳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

이들이 강어귀 보트에서 수업 중일 때는 악어가 수시로 물 위로 머리를 내민다.

시티는 "인터넷 신호가 문제다. 악어가 덮칠까 봐 겁이 나지만, 다른 방법이 없기에 보트 수업이 최선"이라며 "신호가 잘 잡히는 곳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시험을 칠 때가 가장 어렵다. 온라인 시험이 불가능해서 시험지를 직접 나눠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시티는 현재 임신 중이다. 정교사가 아닌 명예교사(guru honorer)라서 월급이 수업 시간에 따라 30만∼40만 루피아(2만3천원∼3만1천원)에 불과하다.

시티는 "임신한 상태로 보트에 타고 내리는 것은 큰 도전"이라며 "오지 비정규직 교사 처우를 개선해주길 바란다. 장시간 이동하고 교통비를 많이 쓰는데도 수업 시간만 계산해 주기 때문에 월급이 너무 적다"고 호소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6월 말까지 교사·교육 종사자 500만명의 코로나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7월부터 등교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 4만779개 학교가 인터넷 접속이 안 되고, 7천552개 학교는 아예 전기가 안 들어온다.

5∼14세 학생 가운데 54%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24%만 컴퓨터를 갖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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