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이린=AP/뉴시스] 3월 23일(현지시간)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에서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구이린=AP/뉴시스] 3월 23일(현지시간)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에서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러, 몇 달간 개도국에 공급”

“서방국은 자국민 우선 접종”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외교전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EIU는 최근 발간한 ‘서방 국가들이 백신 외교전에서 패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몇 달간 아시아, 동구, 중남미 등 개도국에 코로나19 백신 수백만 회 분을 공급해왔다면서 서방 선진국들보다 앞서는 것으로 평가를 내렸다.

아울러 EIU는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백신 외교’는 글로벌 위상 강화와 해당국과의 관계 증진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해당 백신은 기증뿐만 아니라 판매 방식으로도 공급돼 상업적 목적도 충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EIU는 중국과 러시아의 백신 수출은 자국민 수요와 충돌할 위험을 안고 있어 이들 두 국가는 국내외에 백신 생산설비를 추가로 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서방 선진국은 최근까지 백신 외교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자국민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이라는 ‘정치적 압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IU는 백신 외교와 관련해 서방 선진국들의 평판은 이미 훼손된 것으로 보이며 이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는 향후 몇 년 내에 개도국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현재 전 세계 207개 국가와 지역에서 적어도 10억 293만 8540회의 백신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세계 인구 비중은 16%인 고소득 국가의 백신 투여가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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