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

“상속세를 사회환원 포장”

“문대통령 약속은 어디에”

노정교섭·지자체교섭 제안

경찰 “방역위반 경우 수사”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131주년 노동절을 맞아 1일 곳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오늘은 노동자들의 날”이라면서 “1년 365일 중 최소한 오늘만큼은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존엄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외쳤다.

민주노총은 대회사에서 “재난과 위기가 불평등을 가속화시킨다는 공식을 반드시 깨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에 있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재난은 과연 평등한가”고 물었다.

이어 “재벌, 대기업은 연일 사상 최대의 매출과 이익을 남겼다고 떠들어 대고, 노동자의 고혈로 곳간을 가득 채우고 넘친 고 이건희 전 회장의 상속세 12조원을 사회 환원으로 포장한다”며 “그러나 재난은 노동자를 또다시 거리로 내몰고, 위기는 또다시 노동자들에게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은 전날 극적인 타결에 성공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양경수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양경수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

민주노총은 “LG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포기하면 2000만원을 주겠다는 달콤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은 이유는 노조만이 노동자들의 존엄과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임을 알기에 그렇다”며 “현대위아 평택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000만원을 줄 테니 자회사로 가라는 회유에도 투쟁을 이어가는 이유는 더 이상 비정규직으로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로 단결하고 민주노조를 지키는 것만이 이 잔인한 착취의 사슬을 끊어내고,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지옥 같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코로나가 몰고 온 재난이 우리를 또다시 고통 속으로 내몰지 않도록 민주노총이 나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선언문을 통해선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 문제는 더는 지탱할 수 없을 만큼 폭발 직전까지 와 있다”며 “1년 임금이 120만원 인상되는 동안 아파트 값이 1억 3000만원 올랐는데, 누가 일할 맛이 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자본주의가 오히려 코로나 전염병에 취약하고, 그렇게 세계화를 부르짖더니 경제봉쇄와 자국의 백신 확보 전쟁에 뛰어드는 나라들과, 국가의 시장 개입을 그렇게 불온시하더니 수백, 수천조의 재정을 쏟아 붓고 있는 현실을 보며, 과연 지금의 이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을지 가능하기는 한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

민주노총은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기 위한 비정규직 철폐 투쟁, 이제는 그 끝을 볼 때가 됐다”며 문재인 정부에 포스트 코로나 및 산업구조 재편과 불평등-사회양극화 해소, 노동기본권 전면 확대를 위한 노정교섭을 제안했다. 16개 광역시도 지방정부와의 교섭도 제시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저임금을 받던 청소노동자가 노조를 만들자 해고됐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과 최저임금 1만원 약속 또한 철저히 깨졌다”며 “기획재정부는 공공노동자를, 산업통산자원부는 민간 노동자를 도맡아 공격한다.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불평등 세상을 뒤집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계월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 KO지부 지부장은 “노동절에도 자본과 맞선 해고노동자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싸우고 죽어가고 있다”며 “거리에서 정년을 맞이한 해고노동자는 오늘도 19일째 곡기를 끊고 단식을 하고 있는데, 노동청장은 지난달 노조와의 면담에서 케이오 회사가 어렵다고 답변했다”고 문제 삼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양경수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양경수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

김정원 금속노조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장은 “TV광고 속 엘지는 차원이 다른 전문가가 가전을 관리한다고 한다. 우리를 두고 말하는 것”이라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LG케어솔루션은 매년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엘지는 자기들끼리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우리에게는 연차와 야간근무수당마저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원이 다른 전문가는커녕 최저시급도 미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박이삼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 조종사지부장은 “사측의 노조 탈퇴 조용에 많은 조합원이 배신하고 떠나며 반쪽짜리 노조가 됐지만, 끝까지 투쟁한 덕에 이상직 의원과 일당들의 비리 사실이 밝혀졌고, 이상직 의원은 구속됐다”면서 “사람들의 비난과 멸시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서울뿐 아니라 인천과 수원, 청주와 대전, 전주, 광주, 대구, 경주, 부산, 울산, 창원, 강릉,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노동절 기념 집회를 열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집회와 행진 가운데 신고된 인원을 초과한 경우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서울 마포대교 등지에선 노조와 경찰 간 잠시 대치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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