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가운데)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2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3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가운데)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2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3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주호영 “흡수합당 아니면 상당한 시간 걸린다“

안철수, 원칙있는 통합 내세우며 압박 이어가

국민의힘, 이르면 5월 말 새로운 지도부 출범

정치권 “통합 전당대회 가능성은 거의 없어“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흡수 통합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통합 논의가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민의힘의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는 만큼 야권 통합의 공은 차기 지도부의 공으로 넘어갔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28일) 퇴임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흡수합당이 아닐 경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사실상 당대당 통합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권한대행은 “국민의당과 합당은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면서 “26일에 국민의당 최고위에서 합당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연락이 와서 빠르면 28일, 늦어도 29일에는 안 대표를 만나지 않겠나”라고 했다.

다만, 그는 “한쪽 당명을 유지한 채 하는 합당은 빠르면 3일 안에도 할 수 있어 국민의당이 그런 방식을 받아들이면 바로 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그게 아니고 당명을 바꾸는 식의 합당을 국민의당이 요구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27일 “원칙 있는 통합을 해야 한다”라며 “조만간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과 회동을 통해 통합 찬성 입장을 전달하고, 실무 협상을 진행할 수임 기구 구성을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흡수통합이 아닌 당대당 통합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무리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4.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무리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4.28

통상적으로 흡수 통합은 규모가 큰 정당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자신들의 조직을 유지하면서 의석수와 보조금 등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진행되는 당대당 통합은 규모가 작은 정당이 선호한다.

아울러 조만간 국민의힘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5월 말 정도에 신임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진행한다.

현재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김태흠‧권성동‧유의동 의원 모두 야권 통합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있다.

다만,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합당을 천천히 진행해도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급해지는 것은 국민의당일 수밖에 없기에 느긋하게 기다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 내부 기류도 합당을 원하는 분위기가 아닌 것으로 전해지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지난 27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에 대한 당원 대상 설문조사 대신 전당원 투표를 통해 당원들의 총의를 재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에 통합을 완료하고 통합 전당대회를 치를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현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출범해도 흡수 통합이냐 당대당 통합이냐를 두고 신경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을 통해 단일 후보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양당이 실무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고 통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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