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이나후마 공동묘지에서 이곳 근로자들이 유가족과 함께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숨진 한 여성의 유해가 담긴 관을 안치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이나후마 공동묘지에서 이곳 근로자들이 유가족과 함께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숨진 한 여성의 유해가 담긴 관을 안치하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1년 전, 세계의 인구 15%를 차지하는 부유한 나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의 80%를 차지했다.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지만, 대규모 백신 프로그램으로 한숨을 돌린 부유한 국가들은 개발도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앙을 모른 척 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작가이자 과학 기자인 로라 스피니가 가디언에 기고문을 실었다.

코로나19로 100만명이 사망하는 데는 9개월, 200만명이 사망하는 데는 4개월, 300만명이 사망하는 데는 3개월이 걸렸다.

지난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580만명 이상 발생했는데, 이는 지금껏 가장 높은 수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현재 300만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특히 25~59세 사이의 감염과 입원이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로라는 최근 몇 주 동안 가장 급격한 상승세는 인도와 지중해 동부 및 서태평양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중남미 지역의 상황도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일자리를 찾아 브라질로 이주한 사람들은 재앙을 피해 도망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코로나19는 여전히 노년층에게 가장 위협이 되고 있으며, 부유한 국가들에는 가난한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노년층이 있다고 하지만 절대적인 숫자 관점에서 볼 때 개발도상국에 훨씬 더 많은 노인이 있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는 60세 이상의 인구가 일본보다 3배 많지만 인구 구조상 일본은 가장 고령화된 나라로 여겨진다. 따라서 현재의 개발도상국의 확산세는 상대적이지는 않더라도 절대적인 대학살을 예고하고 있다고 사설은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부유한 나라들은 여전히 감염률이 높지만 낙관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최악의 순간을 넘겼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일부 미국의 주들은 마스크 의무 조치를 해제했다. 영국 정부는 이달 초 술집 재개장을 허용했다. 로라는 부유국들이 방역 조치를 없앨 뿐 아니라 언론 매체 등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언급도 줄였다고 꼬집었다. 피로감이 가득 찬 사람들은 바이러스 보다는 유럽 축구리그 소식을 선호하고 있다.

백신 접종은 부국의 특권이다. 미국인의 4분의 1이 지금껏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반면 가나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2% 미만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보다 백신 1회 접종수가 20배는 더 많으며 여전히 접종을 시작하지도 못한 나라들이 있다.

백신 민족주의를 상쇄하기 위해 고안된 국제 백신 협력체 코백스(COVAX)는 올해 말까지 각 참가국 인구의 최소 20%에 대한 백신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라는 마지막으로 인도와 브라질에서 나온 변이 바이러스를 어떤 국경과 백신도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백신의 형평성이 중요한 이유다.

로라는 최근 ‘1918년 스페인 독감과 그것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가’라는 책을 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