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여름. (외교부 제공)
독도의 여름. (제공: 외교부)

“센카쿠 조사·공표해도 日고유영토”

日‘외교청서’엔 중국 견제 표현 대폭 강화

전문가 “日정부, 2000년대 들어 영토문제 강경”

“독도와 센카쿠는 달라… 센카쿠는 中방어 최전선”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긴 일본 정부가 27일 중일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의 ‘중국의 영유권’이라는 주장에는 강력히 항의했다.

똑같이 처한 상황인데도 한편에선 억지를 쓰고, 다른 한편에선 반발하는 일본의 모습은 자국의 이해득실에 따른 ‘이중적 행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中 ‘센카쿠 조사 보고서’ 발간에 日항의

이날 지지통신에 따르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중국이 센카쿠 열도에 대한 보고서를 공표한데 대해 중국 측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센카쿠 열도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간하며 영유권 주장을 이어가자 일본 정부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센카쿠 열도는 독도와 달리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지만,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상태다.

이어 그는 “센카쿠 열도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의심 없이 자신의 고유 영토”라며 “중국 측이 센카쿠 열도와 그 주변을 조사·공표했다 하더라도 그런 점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같은 날 일본 외무성은 ‘2021년판 외교청서’를 공개했다. 외교청서는 한 해의 국제정세 분석 내용과 일본 외교활동 전반을 기록한 일종의 백서다.

특히 중국에 대한 견제가 대폭 강화됐는데, 중국 해경국 선박이 중일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 주변을 거듭 항행하는 데 대해서 처음으로 ‘국제법 위반’이라고 명시했다.

또 중국이 지난 2월부터 자국 주권, 관할권 침해 시 외국 선박 등에 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해경법을 시행한데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반면 우리나라와 관련해선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경비대를 독도에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어떤 근거도 없이 다케시마(독도 일본 명칭)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억지를 부렸다.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 (사진출처: 연합뉴스)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 (사진출처: 연합뉴스)

◆“日태도, 이중적·모순적”

일본은 지난 1985년부터 센카쿠 열도를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은 자국이 해당 지역을 수백년 소유해 왔다고 주장한다. 이에 중국은 2012년 9월 일본이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하자 해당 지역 순찰을 늘리며 일본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독도에 대해선 일본은 2017년 외교청서까지는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되 ‘불법 점거’ 상태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는데, 2018년부터 불법 점거라는 더 강한 단어를 쓰는 등 억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2차 아베 정권 때 시작된 불법 점거라는 용어가 작년 9월 출범한 스가 정권까지 이어진 셈이다.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가 독도와 센카쿠 열도에 대해 각각 반대 입장에 섰는데, 상당히 이중적이고 모순적이다. 한마디로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도 “일본의 태도는 상당히 이중적이고 자국 중심적이다. 객관적·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면서 “물론 우리도 이해관계가 있을 때 마찬가지일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들 영토가 일본 제국주의 시절, 즉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당시 확보한 땅이라는데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양 교수는 “이후 갈등 요소로 계속 남아 있다가 2000년대 들어서 일본이 영토 분쟁을 다루는 특위를 만들면서 대응이 강경해졌다”며 “민주당 정권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영토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과 중국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다만 “좀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독도와 센카쿠 문제는 다른 양상인데, 일본은 중국의 부상을 동북아의 가장 불안정한 위협 요소로 여기고 있다. 중국은 일본에겐 상당히 부담스런 존재”라면서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 센카쿠 방어 의지를 재확인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센카쿠는 미국과 일본의 중국 방어 최전선 구축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나아가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영국, 프랑스까지 끌어들여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중국을 보는 시각과 일본의 대중인식하고는 크게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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