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가 진행중인 율곡로 터널 상부를 찾아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오세훈 서울시장.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4.27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후 창경궁과 종묘를 녹지로 연결해 다시 잇는 공사 현장을 찾아 점검중이다. 공사 관계자의 현황 보고를 들은 뒤 지지난주 보고할 때와 다르다며 질책하며 보행로 조감도에서 철제 담장을 보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4.27

일제, 가른 길… 종묘-창경궁 다시 잇기

“철제 담장 주변경관과 어울리지 않아”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단절된 종묘와 창경궁을 연결하는 사업 현장인 율곡로 도로구조개선 공사 현장을 찾아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공사는 오 시장이 재임하던 2010년 시작한 사업으로, 창덕궁 교차로와 원남동 사거리 사이 율곡로 구간을 터널로 지하화하고 창경궁과 종묘를 녹지로 조성해 다시 잇는 사업이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율록로가 생기면서 단절된 두 공간을 연결하고 역사를 복원한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이날 터널 상부에서 현장 상황을 보고받은 뒤 “10년 이상 걸리는 공사는 잘 없는데, 많이 늦었다”며 “길어야 5∼6년 (걸린다고) 생각했다. 뭐든지 의지의 문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당초 완공 목표는 2013년이었지만 굴착공사에서 조선시대 담장기초 등 유구가 발견되면서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를 받느라 공사가 늦어졌다.

오 시장은 “진즉에 (문화재청과) 협의를 했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12년째 하고 있는데 담장 복원 때문에 1년이 더 걸리는 거냐”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공사 관계자의 현황 보고를 들은 뒤 “지지난주 보고할 때는 동서간 보행로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잘못 알고 보고를 했던 것이냐”고 질책하며 보행로 조감도에서 철제 담장을 보며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일제가 남의 나라 왕궁 한가운데 길을 내버린 것”이라며 “이미 너무나 많은 교통량이 지나는 간선도로가 돼 도로를 없애기는 불가능했고, 종묘와 창경궁을 자연스럽게 잇는 이런 형태로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로서는 상당한 애정을 갖고 시작한 사업인데 생각보다 너무 늦어졌다”며 “지나갈 때마다 ‘올해는 끝날까 내년에는 끝나나’ 했는데 아직도 1년 더 걸린다니 답답하다”고 아쉬워했다.

차도와 보도 공사는 올해 6월에, 터널 상부 녹지와 보행로는 내년에 준공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은 약 86%다.

오 시장은 향후 율곡로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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