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2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탕에랑의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인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그는 미얀마 유혈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아세안 특별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2021.04.24 (출처: 뉴시스)
미얀마 ‘쿠데타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2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탕에랑의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인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그는 미얀마 유혈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아세안 특별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2021.04.24 (출처: 뉴시스)

의장·사무총장 특사로 대화 중재

미얀마 민주진영도 결과에 환영

외국인·정치범 석방 요구는 불발

[천지일보=이솜 기자]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 정상들이 24일 특별정상회의에서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항에 합의하면서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와 관련해 미얀마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도 아세안 정상회의 결과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아세안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정상회의를 마친 후 ▲미얀마의 즉각적 폭력중단과 모든 당사자의 자제 ▲국민을 위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건설적 대화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이 특사로서 대화 중재 ▲인도적 지원 제공 ▲특사와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 등 5개 항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특별정상회의에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를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직접 참석했다. 나머지 9개국 가운데 태국·필리핀·라오스 등 3개국 정상은 불참하고 외교부 장관들이 대신 참석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다른 정상들이 공통으로 요구하는 발언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장 명의 성명을 도출하는 성과가 나왔다. 본래 아세안은 ‘내정 간섭 불가’ 원칙이 있어 회원국의 국내 정치 문제를 다룬 적이 없지만 미얀마의 유혈사태가 계속되자 외교장관 회의에 이어 정상회의가 마련됐다.

미얀마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가 24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결과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출처: 사사 NUG 대변인 트위터 갈무리)
미얀마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가 24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결과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출처: 사사 NUG 대변인 트위터 갈무리)

브루나이 국왕인 하사날 볼키아 아세안 의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아세안 가족으로서 미얀마의 최근 상황에 대해 면밀히 논의했고 사망자 발생과 폭력 사태 확대 등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평화적 해결을 촉진하는 아세안의 건설적 역할을 인정했고 의장성명에 첨부된 ‘5대 합의’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정치범 석방 요구는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는 기자들에게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우리 얘기를 ‘잘 들었다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며 “그는 아세안이 건설적 역할을 하는 것, 아세안 특사의 방문 또는 인도적 지원에 반대하지 않으며 아세안과 건설적으로 협력하길 원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아세안 회원국들은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가 필요해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초청했을 뿐 정부 수장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주어진 발언 시간에 미얀마 내부 상황을 설명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곤=AP/뉴시스]21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반 쿠데타 시위대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구호단체와 활동가들은 지난 2월 군부 쿠데타에 따른 분쟁으로 생계를 잃은 사람들의 수가 점점 많아지면서 지역 난민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엔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미얀마 국민 25만 명 정도가 난민 신세가 됐다고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반 쿠데타 시위대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사사 NUG 대변인은 아세안 정상회의 합의문 발표 뒤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아세안 지도자들이 미얀마 내 군부 폭력이 중단되고 정치범들이 석방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는 고무적인 소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세안이 이번 결정에 대한 추가 조처를 하고, 미얀마 국민과 아세안 지역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아세안 차원의 단호한 조치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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