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둥외곽 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선박 수리소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중국 단둥외곽 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선박 수리소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해외서 안전검사 기록도 남겨

전문가 “北 문 열지 더 두고 봐야”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해 7월 북한의 국경봉쇄 강화 조치로 사실상 운항이 중단됐던 북한 선박들이 약 8개월만에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해역에서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이를 두고 ‘어느 정도 선박 운항이 재개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차단된 북한의 봉쇄 조치가 이를 기점으로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

◆마린트래픽, 中서 北선박 최소 7척 발견

방송에 따르면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에는 현재 북한을 떠나 공해상 혹은 중국 항구에서 발견된 북한 선적 선박은 최소 7척이다.

이 자료에는 북한 선적의 ‘민해 호’와 ‘롱리치 5호’, ‘자성 2호’ 등 4척의 선박이 중국 룽커우 항과 다롄, 시다오 항 등에 입항하거나 입항을 앞둔 상태로 나타나 있다.

전날에는 ‘태평산호’와 ‘자력호’ 등이 현재 중국 웨이하이 항 인근을 지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고, ‘회령호’는 한국 제주도 남쪽 약 200㎞ 해상에서 남쪽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다.

이들 선박 외에도 ‘안산호’와 ‘청암호’ 등이 이달 초 대한해협과 한국 동해 울진항 동쪽 약 200㎞ 지점을 지나면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잠시 노출한 기록도 남아 있다.

북한 선박이 약 8개월 만에 처음 해외 항구에서 안전검사 기록을 남긴 점도 주목되는 변화다. 선박들의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도쿄 MOU)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 선박인 ‘련화 3호’는 지난달 28일 중국 옌타이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았다.

북한 깃발을 단 선박들은 지난 7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에서 마지막 검사를 받은 이후 단 한 척도 안전검사 기록을 남기지 않았었다.

북중 무역. (출처: 연합뉴스)
북중 무역. (출처: 연합뉴스)

◆국경무역은 여전히 재기 조짐 포착 안돼

앞서 중국 해관총서가 지난달 북한의 대중 수입액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1천만 달러를 넘긴 1297만 달러라고 밝히면서 일각에선 이를 두 나라 무역 재개의 신호로 보는 분석이 대두됐다.

여기에 선박들의 운항 재개 정황과 북한 선박 한 척이 안전검사를 받았던 기록이 나오자 이 같은 견해에 힘이 실렸다.

다만 양국 무역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돼 온 국경지역 무역은 아직까지 재개 조짐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선박을 통한 북중 사이의 교역은 어느 정도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육로를 이용한 무역은 중단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전날 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지난달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물품 상당수가 소비재 품목과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물품이었다”고 지적했다. 비료 등 비소비재품목이 선박을 통해 유입됐지만, 현재까지 육로 등을 통한 소비재 품목 수입 재개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브라운 교수는 “설탕처럼 시장에서 유통되는 소비재 품목들은 국경봉쇄 상황 속에서 북한으로 유입되지 못했다”면서 “북한의 상인들은 어떻게든 설탕을 들여와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북중 교역이 소폭 상승했다는 사실과 함께 양국의 국경이 개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선 실제 북한 당국이 국경 문을 열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출입 화물 소독하는 북한 남포항.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해 3월 9일 공개한 사진으로, 남포수출입품검사검역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출입 화물에 대한 소독작업이 진행 중이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수출입 화물 소독하는 북한 남포항.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해 3월 9일 공개한 사진으로, 남포수출입품검사검역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출입 화물에 대한 소독작업이 진행 중이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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