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4차 명도집행이 취소된 19일 오후 교회 주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로 계획된 명도집행이 서울북부지법 집행관 측의 요청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법원 측은 교회 안에 농성 중인 신도가 많아 집행 인력과의 충돌로 발생할 피해를 우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지일보 2021.4.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4차 명도집행이 취소된 19일 오후 교회 주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로 계획된 명도집행이 서울북부지법 집행관 측의 요청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법원 측은 교회 안에 농성 중인 신도가 많아 집행 인력과의 충돌로 발생할 피해를 우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지일보 2021.4.20

전광훈의 사랑제일교회

철거 시도 네번째 무산

교회 측, 철거 막기 위해

유튜브 통해 현장집결 요청

‘순교’ 언급 과격대응 조장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명도집행이 신도들과의 충돌 우려로 또다시 취소됐다. 사랑제일교회 철거 무산은 이번이 네 번째다. 신도들은 집행 일정이 알려지자마자 교회에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들의 집단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철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교회 담임인 전광훈 목사는 이번 철거 시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나와 우리 교회를 끊임없이 탄압하고 있다”며 정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전 목사는 “기독교 2000년 동안 신앙과 싸워 이긴 사람은 없다”며 “공산주의자들도 기독교 신앙을 못 이긴다. 최후에 우리(교회)는 순교 하겠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지역에 있어 재개발조합과 교회 철거 보상금을 둘러싸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교회 측은 최초 감정가보다 10배가량 많은 563억원을 재개발조합에 요구하며 장위10구역에서 떠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한 소송에서 법원은 지난해 5월 재개발조합의 손을 들어줬고 명도집행(철거)을 허가했다. 이후 법원 측이 3차례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신도들이 화염병을 던지거나 인화물질을 뿌리는 등 거센 반발로 매번 무산됐다. 심지어 일부 신도는 몸에 휘발유를 두르고 집행인력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서기도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집행인력과 신도들 간 폭력사태가 벌어지기도 해 사상자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난 3차 명도집행 당시 벌어진 폭력사태와 관련해서도 경찰은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신도, 유튜버 등 18명과 명도집행 용역 10여명을 불구속 송치한 상태다. 사랑제일교회 신도 3명은 구속 송치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4차 명도집행이 취소된 19일 오후 교회 주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로 계획된 명도집행이 서울북부지법 집행관 측의 요청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법원 측은 교회 안에 농성 중인 신도가 많아 집행 인력과의 충돌로 발생할 피해를 우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지일보 2021.4.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4차 명도집행이 취소된 19일 오후 교회 주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로 계획된 명도집행이 서울북부지법 집행관 측의 요청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법원 측은 교회 안에 농성 중인 신도가 많아 집행 인력과의 충돌로 발생할 피해를 우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지일보 2021.4.20

이번 집행 시도 과정에서도 신도들의 반발이 예상됐다. 교계 관계자에 따르면 법원은 당초 19일 오전 9시 30분 집행관 400여명을 투입해 명도집행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재개발조합 측의 요청으로 취소했다고 밝혔다. 

집행 소식을 들은 수백명의 신도들이 새벽부터 교회 본당에 모여 농성에 들어간 상태였기 때문이다. 전광훈 목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브 채널 너알아TV는 ‘긴급안내방송, 지금 집결 바랍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올려 신도들에게 현장집결을 요청했다. 

이 때문에 조합 측에서 신도들과 집행인력 간 충돌사태를 우려해 집행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법원 관계자는 전했다. 신도들은 휘발유와 페인트, 타이어 등 위험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들의 이 같은 폭력적인 행동의 배경에는 전광훈 목사의 언행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는 줄곧 신도들에게 “순교할 각오로 교회를 지켜야 한다” “교회가 공산화 세력에게 탄압받고 있다”는 말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전 목사는 구속된 상태에서도 ‘옥중서신’을 통해 신도들에게 “문재인 주사파 정부의 온갖 폭정과 우리 교회를 부수고 성도들의 무차별 폭행하는 자들의 만행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맞서 싸우는 것이 단연코 악의 영이고 사탄이며, 이것은 처절한 영적 전쟁이라고 다시 확신한다”며 “그리스도의 몸이자 군대인 교회는 죽으면 죽을지언정 절대 사탄 앞에 무너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29일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 시간에 발표된 전광훈 목사 옥중서신. (출처:너알아TV 캡처)
지난 29일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 시간에 발표된 전광훈 목사 옥중서신. (출처:너알아TV 캡처)

이는 교회를 철거하는 세력이 곧 사단, 악의 세력이며 이에 맞서 싸우는 것이 마치 진정한 ‘신앙’이라고 주장하는 취지로 읽혀진다.

전 목사는 20일 교회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을 ‘선지자’라 소개하며 “나는 순교하고 하늘나라 가면 된다”며 “우리가 그냥 당할 줄 아느냐, 우리는 신앙이 자기 생명보다 더 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독교 2000천년 동안에 신앙과 싸워 이긴 사람이 어디 있느냐, 네로 황제도 못 이겼다“며 “스탈린, 모택동 공산주의자들도 기독교 신앙을 못 이긴다. 최후에 우리는 순교합니다. 순교”라고 강조했다.

전 목사를 따르는 신도들은 그의 말을 온전히 신뢰하며, 정부를 향한 강한 불신을 갖고 있다. 이에 향후 교회 철거 시도에 대해서도 신도들이 격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벌써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도 교회 안에서 일부 신도들이 교회에서 숙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만난 주민 김모(70, 여)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주민 최모(50, 여)씨도 “교회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용역들이랑 교회 사람들이 대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 같아서 조마조마했다“며 “물론 교회의 사정이 있겠지만, 주민들한테 공포를 주거나 피해를 주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철거현장을 실시간 생중계한 너알아TV 채팅창에는 “강제철거 시도가 계속되는 한 교회를 지키기 위한 저항은 끝나지 않을 것”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까지 교회를 지킨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한편 전 목사는 교회 명도집행과 관련해 서울시, 성북구, 재개발조합 기관이 자신을 속이고 교회를 탄압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5일 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우리 교회는 재개발 지역인 장위10구역에서 자체적으로 헐거나 지을 수 있는 새로운 사업지역으로 분리돼 있는데 서울시와 성북구, 재개발조합이 나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서울시 조례안에는 종교시설은 존치를 원칙으로 한다”며 “조합은 모든 비용을 부담해 종교단체에서 원하는 대로 대치 시설을 지어줄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교회가 세운 대한민국인데 대한민국은 교회에 대한 예의를 좀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도 “우리 교회에 코로나 사태가 일어난 것은 작전세력이 투입된 것”이라며 교회를 탄압하기 위해 음해 세력이 고의로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이라는 주장을 또다시 폈다.

전광훈 목사가 지난 5일 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진행된 주일전국연합예배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예배에는 최소 1000여명이 넘는 신도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진행된 주일전국연합예배의 모습. (출처: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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