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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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있는 그대로의 날 보여주고 싶다.” 최근 ‘조종설’에 휩싸인 배우 서예지가 지난 2017년 1월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이다. 각종 논란에 휩싸인 서예지의 잠수가 어느덧 일주일째 됐다. 서예지는 왜 입을 열지 않고 침묵하는 것일까. 시간에 기대어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는 걸까. 그러나 서예지를 둘러싼 논란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1일 개봉 예정인 서예지가 출연하는 영화 ‘내일의 기억’은 ‘서예지 사태’로 덩달아 큰 주목을 받으며 예매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서예지는 지난 13일 CGV용산에서 개최된 언론 배급 시사회에 불참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서예지는 참석 결정을 번복하고 사라졌다.

서예지의 ‘조종설’은 전 연인 배우 김정현과의 문자 내역이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김정현이 MBC 드라마 ‘시간’에 출연했을 당시 애정신 거부 논란 배경에 서예지의 지시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조종설’과 더불어 학폭, 스페인 대학 학력위조, 스태프를 향한 갑질 의혹, 남자 연예인들과의 교제 등이 연이어 터지며 서예지는 다시는 배우로 복귀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서예지와 스페인서 같은 교회에 다녔다고 주장한 네티즌은 서예지가 대학교에 합격도 안했다고 폭로했다.

또 서예지와 함께 일했던 스태프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스태프 인격을 처참히 짓밟았다”며 갑질 피해를 공개했다.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서예지가 출연한 광고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제품 및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광고주들은 서예지 측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무런 사과도, 발표도 미룬 채 함구하고 있는 서예지에게 대중은 묻고 있다. 뒤에 숨어 있지 말고 논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듣고 싶어 한다. 왜 자신의 전 남자친구였던 김정현을 조종했는지, 왜 스태프에게 연예인 갑질을 했는지 등 일어나고 있는 많은 논란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할 것이다.

과거 오프라인 시대였을 때는 연예인 갑질이나 스캔들이 대부분 소문으로 일축되고 넘어갔다. 그러나 지금은 SNS로 인해 한 번의 폭로로 연예인 생활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의 갑질이나 인성, 문란한 사생활을 온라인에 폭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연예인은 이미지메이킹을 통해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산다. 그만큼 조심해야 하는 직업이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서만 생명력이 결정된다. 좋은 이미지는 광고와도 연결되며 높은 몸값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서예지는 스타라는 목표를 앞에 두고 달려가기에만 열중했고 사생활 등 자기관리에 철저하게 실패했다.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겼으며 신뢰감을 저버렸다. 가짜 스펙으로 자신을 꾸미고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대중의 눈과 귀를 뛰어넘으려 했지만 그 이미지의 실체를 들키면서 대중은 등을 돌려 버렸다.

카메라 앞에서 정돈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미지를 보여주고, 이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사는 연예인의 긴 생명력은 철저한 자기관리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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