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은 2014년 1월 24일 그간 HWPL의 평화운동에 대한 진정성을 증명하는 평화실화를 만들었다. 제8차 평화순방으로 필리핀 민다나오섬을 방문한 이만희 대표와 HWPL 평화사절단은 민간으로서는 이뤄내기 어려운 극적인 평화협정을 이끌어냈다. 40년 분쟁으로 평화를 갈망했던 주민들의 염원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앞서 2012년 10월 필리핀 정부와 원주민 무슬림 사이에는 방사모로협정이 맺어졌지만 민간 저변에 평화문화가 빨리 자리잡지 않으면 언제든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1976년 평화협정이 불협화음으로 불발된 전례가 있었기에, 주민들은 또다시 정부와 군에 의해 맺어진 평화협정에 대한 신뢰가 두텁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HWPL이 민간 평화협정 이후에도 민다나오에 보여준 평화교육과 평화문화활동 등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본지는 HWPL의 민다니오 민간 평화협정 과정과 이후를 정리해봤다.

 

지난 2018년 10월 7일 오전 방영된 SBS 일요다큐멘터리 ‘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에서 민다나오 현지인이 민다나오 평화정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민다나오 민간 평화협정을 기념해 세워진 HWPL 평화기념비를 배경으로 얘기하고 있다.(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
지난 2018년 10월 7일 오전 방영된 SBS 일요다큐멘터리 ‘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에서 민다나오 현지인이 민다나오 평화정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민다나오 민간 평화협정을 기념해 세워진 HWPL 평화기념비를 배경으로 얘기하고 있다.(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

한국인 이만희 평화실화 스페셜<3-3>

‘변화의 땅’ 민다나오 민간 평화협정 과정과 그 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필리핀 남부 지역의 섬인 민다나오는 필리핀에서 자원이 가장 풍부한 섬으로 알려져 있다. 면적은 9만 4630㎢로 대한민국의 영토와 비슷하다. 인구는 약 2200만명이며 가톨릭교도(63%)와 이슬람교도(32%)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필리핀 전체 인구의 5%에 해당하는 약 400만명의 모로인이 살고 있다. ‘모로(Moro)인’은 필리핀 무슬림 원주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필리핀 정부와 모로인(무슬림) 간의 군사적 충돌로 인해 12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집과 터전을 잃은 난민들은 350만명에 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946년 필리핀은 공식적인 독립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했으나 과거 식민 지배의 유산과 정치‧경제‧사회 제도의 급진적인 변화, 상이한 언어와 종교‧문화 등 종족의 정체성에 의한 갈등의 요소를 안게 됐다. 이로 인해 모로인들은 종족적, 종교적 소수자 입장에 놓이게 됐다.

◆ 모로 투쟁과 MNLF‧MILF

‘자비다 학살사건’은 필리핀 정부에 저항하는 모로인의 투쟁이 본격화한 계기가 됐다. 이는 1968년 3월, 필리핀 군대에서 훈련을 받고 있던 무슬림 병사 30명이 병영에서 집단으로 학살당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모로인은 분리에 대한 갈망이 격해졌고, 그 결과 1972년 누르 미수아리의 지도 아래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이 결성됐다.

1976년 필리핀 정부와 MNLF는 첫 번째 평화협정으로 ‘트리폴리 평화협정’을 체결해 민다나오와 술루 제도의 14개 주에 무슬림 자치 지역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협정 이행 단계에서 자치 실현이 어려워졌고, 이에 불만을 품은 MNLF 내 파벌들이 이탈해 정부군과 대치했다. 결국 1977년 MNLF의 부의장으로 있던 하심 살라맛을 중심으로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을 조직해 모로인의 투쟁을 지속하게 됐다. 이는 민다나오 내 종족 갈등으로 인한 분쟁이 복잡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후 필리핀 정부와 MILF는 국제사회의 중재로 여러 차례 평화 협상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2015년 5월 25일 필리핀 민다나오 마긴다나오에서 무슬림, 가톨릭 종교지도자, 정치인, 군경민 등이 한자리에 참석한 가운데 블루안 체육관에서 세계평화선언 2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1.1.8
2015년 5월 25일 필리핀 민다나오 마긴다나오에서 무슬림, 가톨릭 종교지도자, 정치인, 군경민 등이 한자리에 참석한 가운데 블루안 체육관에서 세계평화선언 2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1.1.8

◆필리핀 정부와 MILF 간 평화협정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한 후 수차례 국제사회의 중재와 협상으로 필리핀 정부와 MILF는 2012년 10월, 방사모로기본협정(FAB)을 맺었다. 이 협정은 외교, 국방 등 중앙정부의 핵심 권한을 제외하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 행정구역 편성, 경제 개발과 부의 분배 등 민다나오의 자치를 실현하는 핵심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이때 방사모로 지역이 민다나오무슬림자치구(ARMM)로 선정되면서 새로운 정치 사회적 정체성을 부여받게 됐고, 이로써 민다나오는 무슬림의 자치를 인정받게 됐다. 그러나 모로인과 주변 간 뿌리 깊은 갈등은 해결되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2014년 1월 24일 HWPL이 이룬 민간 평화협정은 민다나오 주민들의 생활과 인식 저변에 평화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후 2014년 3월 필리핀 정부와 MILF 간 방사모로포괄협정(CAB)이 체결됐다. 이 협정에 따라 새로운 방사모로자치구 설립 계획이 채택됐다. 이에 대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국제기구, 정부 및 비정부기구로 구성된 국제사회가 참여해 민다나오의 평화 프로세스가 실행되고 있다.

2019년 2월에는 MILF 의장 무라드 에브라힘을 임시정부의 수반으로 하는 자치 정부가 출범했고, MILF 전투원의 무장 해제를 통해 민간으로의 편입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면서 평화 무드가 진행되고 있다. 이후 국제사회의 지원과 함께 이루어지는 합의안의 이행으로 민다나오의 분쟁 종식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민다나오의 안정과 평화가 완성 된 것은 아니다. 아부 사야프 등 극단적 테러조직에 의해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폭력 사태의 가능성은 숙제로 남아 있어 지속적인 평화문화 정착에 대한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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