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지난 6일 서울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유튜브 캡처)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지난 6일 서울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유튜브 캡처)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출범

심하보 목사 초대총회장 추대

전광훈 목사와 반정부 투쟁

교단 분열에 교인혼란 우려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개신교 내 대한예수교장로회 교단이 또 하나 창립됐다. 이견이 표출될 때마다 들어서는 교단 때문에 개신교는 하나되지 못하는 종단으로 평가된다. 개신교 내부에서조차 분열은 마귀의 속성이라는 자성이 나오지만 ‘난립’하는 교단을 막을 방책은 없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총회는 지난 6일 창립예배를 열었다. 이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방역당국의 ‘비대면 예배’ 조치에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동성애와 동성결혼 낙태 합법화 반대에 주력하겠다고 선포했다.

예장 총회는 “종교 다원주의, 동성애 등으로 교회의 본질이 퇴색돼 가고 있다”며 “칼빈주의 신학 사상에 기반을 둔 바른신앙을 지키기 위해 설립됐다”고 창립 취지를 밝혔다.

초대 총회장으로는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가 추대됐다. 심 목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최측근으로 전 목사와 같은 극우 개신교계 인사로 꼽힌다.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대면 예배를 금지한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해 반발하며 대면 예배를 강행하기도 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국교회 종교다원주의가 판을 치고 하나님 말씀에 반하는 배교행위가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낙태를 합법화하고 간통죄는 죄가 아니라고 하면서 동성애를 인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권단체는 오히려 북한의 인권 문제에 침묵하고, 자유민주주의, 한미동맹이 위기에 처해 있다. 거리에서 외쳤지만 한 교회로는 불가능했다. 힘을 모아야 사탄의 세력, 제도를 막아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국내 개신교단은 그야말로 ‘포화상태’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발행한 ‘2018년 한국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국내 개신교단은 총347개(확인 126개, 미확인 248개)다. 이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명칭을 쓰는 교단만 보더라도 고려 총회, 대신 총회 ,국제독립교회연합, 국제총회, 브니엘, 성서,예장 총회, 개혁(A,B,C,D), 개혁개신, 개혁선교, 개혁연대, 개혁예음, 개혁정통, 개혁종로, 개혁총연, 개혁합(A,B), 개혁혁신, 고려개혁(A,B), 고신, 국제합동, 근본, 대한보수, 백석대신, 보수, 보수개혁, 보수합동, 복음주의, 선교, 성경, 성장, 성합측, 연합(A,B) ,예장(A,B), 개혁, 월드, 웨신(A,B), 정립, 정통보수, 중앙, 진리, 통합, 통합피어선, 한영, 합동(A,B), 합동개신, 합동개혁(A,B,C),  합동개혁안 양측, 합동국제, 합동동신, 합동보수(A,B,C), 합동보수동부, 합동보수망원측, 합동보수보수, 합동보수중부, 합동복구 ,합동선목, 합동연대, 합동연합, 합동예장, 합동장신, 합동정신 ,합동중앙(A,B), 합동진리, 합동총신(A,B,C), 합동한신, 합동해외, 합보, 합복, 합선, 합신, 합총, 호헌(A,B,C), 환원, 야웨, 피어선총회, 합동교단, 합동한국총회 등이 있다.

장로교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분열한 이유는 신사참배와 친일 청산 문제, 세계교회협의회(WCC) 가입과 관련한 신학적 견해 차이 때문이 크다. 장로교 외에도 현재 한국교회는 ‘분열’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기존 교인들은 물론 교회를 다녀보고자 하는 교인들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글날인 9일 오후 광화문 일대가 통제된 가운데 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 그룹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남대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면예배 허용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글날인 9일 오후 광화문 일대가 통제된 가운데 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 그룹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남대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면예배 허용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9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 비대면 예배 조치를 놓고서 분열의 문제점이 두드러졌다. 교단이 통일되지 않다 보니 비대면 예배에 반발하면서 방역 수칙을 따르지 않고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들이 곳곳에서 생겨난 것이다. 이렇다 보니 개신교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높아진 상태다.

지난해 목회자데이터연구소의 분석 결과는 이러한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천주교와 불교인은 ‘온화한(각 34.1%, 40.9%)’ ‘따뜻한(29.7%, 27.6%)’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우세했지만 개신교인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싶은(32.2%)’ ‘이중적인(30.3%)’ ‘사기꾼 같은(29.1%)’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았다.

이와 관련해 연구소 측은 “교회와 교회 지도자의 각종 추문과 교인들이 남들과 다투며 자기 잇속만 차리는 것이 실생활 속에 드러나면서 교회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던 차에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 개신교인의 이미지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계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사분오열된 한국교회 교단의 현실에 ‘분열은 마귀의 역사’라고 하는 지적까지 나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지난 2016년 한기총 대표회장 재임 당시 “하나 되는 것은 성령의 역사고 분열은 마귀의 역사다. 오늘날 정치 사회가 분열되고 기독교도 끊임없는 분열로 영적 리더십을 잃어버린 지도 오래”라고 진단하며 한국교회가 다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한기총 전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2011년 한기총 주최 기도회에서 교계 선거문제와 관련해 “분열과 싸움이 일어난 것은 마귀의 싸움이다. 마귀의 속성에 속한다”며 분열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식당에 영업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8.20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식당에 영업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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