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29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이었다고 확인했다. 사진은 30일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출처: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9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이었다고 확인했다. 사진은 30일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출처: 연합뉴스)

3월 北도발 속 남북미 냉기류

현재까지는 별다른 움직임 없어

전문가 “어떤 형태든 액션… 수위는 조절”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 3월 연달아 대남·대미 비난을 쏟아냈던 북한이 이달 들어서는 조용한 가운데 노동당 최말단 조직인 세포비서대회를 개최하는 등 내부 단속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당시 북핵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 간 급박한 외교·안보 시계에 북한이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했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그간의 정세를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북한의 행보를 전망해봤다.

◆‘북핵’ 둘러싼 치열한 외교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관망 모드를 유지해오던 북한이 지난달 16일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미국을 향해 첫 경고 메시지를 내놨고, 문재인 정부와도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메신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었다.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날 서울에서는 한미 외교·국방 장관이 참석하는 ‘2+2’ 회의가 열렸다. 미국의 국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이 한국을 동시에 방문한 것은 11년 만인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선언하는 이벤트였다.

이들의 방한에 맞춰 북한의 대미 협상 실무 총책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압박성 견제구를 던졌고, 이후 북한은 실제로 행동에도 나섰다. 지난달 21일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나흘 뒤에는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한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고, 남측 당국도 우려를 표시하자 북한은 말폭탄을 쏟아내며 ‘자위적 행동’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남북미 간 냉기류가 흐르자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주변국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외교전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열린 한러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지난주에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각각 열렸다. 두 회담에서 당사자들은 모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 중국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 중국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北호응 가능성 있나

문제는 북한의 향후 행보다.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도 북한이 호응해오지 않는다면 남북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나 올해 초 당 대회에서 내세운 과업 관철을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라 당분간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달과는 달리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되려 다음 주 ‘태양절’을 계기로 군사적 도발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단 현재 북한은 내부 정비와 사회 기장 잡기에 집중하는 분위기인 만큼, 당장 강도 높은 도발에 나설 것 같지 않지만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 될 때까지 자제하면서 관망 모드에 들어갈지, 수위를 조절하는 선에서 액션을 취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당 대회에서 핵·미사일 역량 등 국방력을 강화하겠다고 한데다 북한에서 태양절은 가장 큰 명절이고 중요한 정치일정”이라면서 “특대형 도발은 아니더라도 내부 결속이나 존재감 과시 차원에서라도 어떤 형태로든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북한이 지난달 말 탄도미사일 발사 때도 김 위원장이 현장 참관에 불참하는 등 도발 수위를 조절했는데, 최소한 마무리 단계에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이 나올 때까지는 지켜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 조용원 당 조직비서·김재룡 조직지도부장 주석단에 나란히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노동당의 최말단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세포비서대회가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사흘에 걸쳐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 주석단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중심으로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오른편에,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이 왼편에 앉았다. 2021.4.9
북한 조용원 당 조직비서·김재룡 조직지도부장 주석단에 나란히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노동당의 최말단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세포비서대회가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사흘에 걸쳐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 주석단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중심으로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오른편에,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이 왼편에 앉았다. 20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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