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제공: LG전자)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제공: LG전자)

구광모식 ‘선택과 집중’

비주력사업 과감한 결단

전장·로봇·인공지능 주력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포트폴리오’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5일 이사회에서 7월 31일자로 아픈 손가락인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1995년 LG정보통신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이다.

올해로 취임 4년 차를 맞는 구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안 되는 사업’에는 과감하게 메스를 들고, 잘 되는 사업에 주력해왔다.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주력사업에 힘을 쏟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구 회장은 그동안 전반적인 LG그룹 사업개편을 진행해왔다.

특히 구 회장은 기존 가전·화학 등 주력 사업 외에 전장사업, 배터리 부문, 로봇 사업, 인공지능(AI) 등 확실한 미래 성장 사업에 과감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7월 각각 536억원, 90억원을 투자한 로보스타와 로보티즈에 투자했다. LG전자가 지분 33.40%을 보유한 로보스타는 차기 주력 사업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8월 세계 5위권(생산량 기준)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ZKW 인수를 시작으로 전장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쓰고 있다.

2018년 9월엔 LG화학이 미국의 자동차용 접착제 전문기업인 유니실을 1500억원에 인수했다. 또 LG전자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지난달엔 LG전자와 스위스 룩소프트가 합작한 알루토가 출범했다. 알루토 초기 자본금 규모는 40억원으로, LG전자는 21억원을 투입해 51%의 지분을 확보했다. 오는 7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세운다.

마그나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전장 사업은 인포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하는 VS사업본부, 램프 사업을 영위하는 ZKW, 파워트레인 담당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을 축으로 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광모 LG 회장. (제공: LG)
구광모 LG 회장. (제공: LG)

유망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한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 벤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4억 2500만 달러(5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AI와 로봇, 자율주행 기업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스타트업 27곳, 벤처캐피탈 4곳에 투자했으며 누적투자 규모는 약 1천억원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2월 CJ헬로를 인수했고, 같은 해 4월 LG화학은 미국 듀폰 솔루블OLED 기술을, LG생활건강은 미국 뉴에이본을 각각 인수했다.

구 회장이 향후 LG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삼고 있는 AI·로봇 분야 등의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반면 구 회장은 비핵심 사업을 과감히 접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취임 직후 2018년 9월 LG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세리스템즈, LG디스플레이 조명용 올레드 사업, 수처리 자회사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 등을 연이어 청산 또는 매각했다.

지난해에도 중국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과 LG CNS 지분(35%), LG화학 LCD용 편광판 사업을 매각했다. 최근에는 지난 6년 동안 약 5조원의 누적손실을 기록한 스마트폰 사업을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결국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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