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7)은 재·보궐 선거일로 전국 일부지역에서 단체장 지방의원 등 총 21명을 뽑는 날이다. 지난달 25일부터 4월 6일까지 후보자들은 치열하게 선거레이스를 펼쳐왔다. 흔히 “선거에서는 2등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한 표라도 더 얻어 당선되기 위해 필승 선거전략을 짜기도 하지만 자신의 강점을 알리고 소속 정당의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과 정책을 홍보하는 포지티브(positive) 전략이 순리이자 바람직한 선거풍토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과거 우리나라 선거 양상에서 볼 때 불리한 쪽에서는 종종 네거티브(negative)전략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즉 상대방과 그 가족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각종 음해성 소문들을 마구 쏟아내면서 상대 후보를 불리하게 만들었으니 널리 알려진 선거 네거티브로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사례는 이회창 16대 대선 후보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1.6%p 차이로 석패한 이회창 후보는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는 당선이 당연시되던 유력 후보였지만 이 후보 장남의 병역비리가 터져 낙선하고 말았다. 이 병풍사건이 나중에 거짓으로 판명 나 허위 제보했던 김대업씨가 재판받고 실형을 살았지만 이 후보에게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 같은 네거티브 선거는 좋은 방법이 아님은 당연하다. 불리한 입장에 놓인 후보가 상대 후보에 대한 표 몰림 현상을 방지하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상대의 약점을 캐고 드는 네거티브 전략이 선거법상 허용하는 범위내의 정상적인 것이라면 몰라도 허위 사실을 퍼트리거나 음해성 인신공격은 자제돼야 하건만 오로지 당선만을 바라는 후보 입장에서는 스스럼없이 네거티브 전략을 쓰는바, 4.7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그런 양상이다.

많은 시민들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영선, 오세훈 후보는 없고 생태탕만 있다”고 한다. 네거티브 선거에 대한 질책인 것이다. 생태탕 선거전이 휘몰아쳤는지 지난 5일 오전(8~12시) 구글 트렌드에서 ‘생태탕’ 검색어가 ‘박영선’을 추월한 것만 봐도 서울시장 선거가 정상적이라기 보다는 네거티브 선거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서울시장 후보자라면 당연히 1천만 시민이 편히 생활해 나갈 정책과 건전한 정치적 주장을 해야 한다. 하지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16년 전 서울 내곡동 처가 땅 측량 현장에 동행하고 인근 생태탕집에 갔느냐를 놓고 저질스런 공방만 펼쳐졌으니 대한민국 수도의 시장선거 양상이 한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LH사태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잘․잘못 본질은 어디 가고 없고, 페라가모 구두나 백바지, 선글라스가 난무하는 서울시장 선거여서 시민들이 부끄러울 정도다.

더욱이 서울시장 선거전에서는 여야가 고소고발로 치달았으니 네거티브에다가 역대급 나쁜 선례의 선거라는 평마저 있으니 이 어찌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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