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LG전자가 적자를 내던 스마트폰 사업부 철수를 확정한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가 보이고 있다.
[서울=뉴시스] LG전자가 적자를 내던 스마트폰 사업부 철수를 확정한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가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LG전자가 5일 모바일사업 종료 결정을 발표한 가운데 외신들은 대체로 “예상했던 일”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LG전자가 베트남 빈그룹과 모바일사업의 일부를 팔기 위한 협상이 진행됐지만 용어에 대한 이견이 발생해 무산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는 약 6년간 총 45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초광각 카메라를 포함한 많은 휴대폰 혁신 기술로 시장에 출시됐고 2013년에는 삼성과 애플에 이어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우뚝 서기도 했다. 또한 두 개의 화면 중 하나가 회전이 되는 롤러블폰 등 혁신적인 디자인도 실험해왔다.

그러나 이후 주력 모델들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장애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속도가 느려지면서 브랜드 선호도가 꾸준히 하락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노키아, HTC, 블랙베리 등 유명 모바일 브랜드들도 사업을 접었지만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씨넷은 노키아 등 이들 업체들은 플립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전환하지 못해 모바일 시장에서의 기회를 놓쳤으며 LG는 스마트폰 내 이동에서 고전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분석가들은 LG가 중국 경쟁업체들에 비해 마케팅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해왔다. 미국 씨넷은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LG의 기기를 좋아했지만 삼성의 마케팅 능력이나 애플의 마니아층에는 근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씨넷은 “LG의 모바일 사업 중단 결정은 시장에서 많은 회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반영한다”며 “애플과 삼성은 오랫동안 스마트폰으로 상당한 돈을 버는 유일한 회사였지만 그들조차도 때때로 어려움을 겪었다.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휴대폰을 더 오래 보유하고 있으며 점점 더 저렴한 모델, 예를 들어 삼성의 갤럭시S 대신 갤럭시A 라인업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LG 스마트폰의 세계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리서치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2300만대의 휴대전화를 출하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2억 6600만대보다 훨씬 적은 수다. 

LG전자의 퇴장으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NBC 등은 LG의 이번 철수 결정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LG의 점유율 10%를 끌어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LG는 북미 외에도 중남미에서도 브랜드 5위로 상당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LG의 부재로 중남미에서 중국 중저가 브랜드와 삼성의 중저가 제품이 이익을 볼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내다봤다.

5개 사업부 중 매출의 약 7%를 차지, 가장 규모가 작은 LG 스마트폰 사업부는 오는 7월 31일까지 철수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최근 LG전자가 차량부품 사업을 확대하고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해 전기차 핵심 부품을 만든 데 주목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향후 LG전자는 전기차 부품 솔루션 공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서 “애플 등 거대 기술 업체들이나 스마트 전기차를 생산하려 하는 전통적 자동차 제조업체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차량 부품 사업부의 손실을 최근 분기에 20억원으로 축소한 것은 반전을 위한 궤도에 올라섰다는 신호”라고 전망했다.

MC사업본부의 많은 직원들은 LG의 다른 사업부로 옮겨가겠지만 일부 직원들은 해고될 것으로 씨넷은 전망했다. LG전자는 전 세계에 직원을 두고 있으며 중국, 브라질, 베트남 등에서 스마트폰을 제조해왔다. 켄 홍 LG 대변인은 씨넷에 “TV와 같은 다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제조시설의 용도를 변경하고 있지만 폐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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