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23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벚꽃을 촬영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23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벚꽃을 촬영하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올해 일본의 벚꽃 시즌이 역사상 가장 이른 꽃 개화 시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과학자들은 이른 개화가 전 세계 생태계를 위협하는 더 큰 기후위기의 증상이라고 경고했다고 4일(현지시간) CNN방송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오노 야스유키 오사카대 연구원이 교토에서 서기 812년부터의 벚꽃 만개 시기 역사 기록을 봤을 때 올해 절정이었던 3월 26일은 1200년 만에 가장 빨랐다.

수도 도쿄에서는 벚꽃이 3월 22일에 만개했는데 이는 기록상 두 번째로 이른 날짜다.

콜롬비아대 환경보건학 루이스 지스카 박사는 CNN에 “지구 기온이 따뜻해짐에 따라 꽃이 더 빨리 피고 있다”고 말했다.

절정 시기는 날씨와 강우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매년 달라지지만 점점 빨라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오노 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교토에서는 절정 날짜가 수세기 동안 4월 중순에 머물렀으나 1800년대 동안 4월 초로 이동했다. 아오노는 “1820년대에는 기온이 더 낮았지만 오늘날까지 약 3.5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아모스 타이 홍콩 중문대 지구과학 조교수는 벚꽃의 이른 개화는 자연계와 국가 경제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전 세계적 현상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개화시기를 앞당긴 주요 원인인 도시화(열섬효과)와 기후변화가 결국 생태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 많은 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타이는 “식물과 곤충, 그리고 다른 유기체들 사이의 관계는 수천년에서 수백만년에 걸쳐 발전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이러한 모든 관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생물 보존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일부 식물과 동물 개체군은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미 ‘고도가 높은 곳’과 ‘위도가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더 날씨를 예측할 수 없게 되면서 생태계가 적응하기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개화시기의 변화는 일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 워싱턴DC의 분지를 장식하는 벚꽃도 일찍 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워싱턴DC 벚꽃 개화일이 4월 5일에서 3월 31일까지 일주일 가까이 앞당겨졌다.

이미 작물과 경제적으로 기후변화의 재앙이 덮치고 있다. 특히 식량 안보와 농민들의 생계에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의 식량 공급은 가뭄, 작황 실패, 메뚜기 떼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농부들에게 재배 작물의 종류를 바꾸도록 강요받을 수 있다. 타이는 “(농부들이) 언제 좋은 해를 보낼지, 나쁜 해를 보낼지 예측하는 데 훨씬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후변화 생태계에서는 어디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농업은 도박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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