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사옥 모습. 왼쪽부터 삼성, 현대차, SK, LG (출처: 연합뉴스)
4대그룹 사옥 모습. 왼쪽부터 삼성, 현대차, SK, LG (출처: 연합뉴스)

비적정 감사의견에 상폐 위기 상장사들 속출

4대그룹주에 30조원 베팅, 삼성전자 절반 비중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대부분 상장사들이 주주총회를 마친 가운데 ‘동학개미’들은 올해 1분기까지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4대 그룹주에만 약 30조원을 대거 베팅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18조원 이상을 사들여 4대그룹주의 절반을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도 주총시즌을 맞아 감사보고서 비적정 의견 등을 받고 거래정지를 당하는 상장사들이 속출하자 안전한 4대 그룹주에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1월부터 이달 26일까지 4대 그룹주에 총 29조8835억원어치를 담았다.

삼성그룹 16개 종목에 17조 8783억원, 현대자동차그룹 12개 종목 4조 9114억원, SK그룹 19개 종목 4조 491억원, LG그룹 13개 종목 3조 447억원을 사들였다.

삼성그룹은 최고의 선호주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을 담았다. 반면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엔지니어링은 순매도가 우세해 외면을 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가 큰 인기를 끌었다. 반면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로템은 순매도가 앞섰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바이오팜 등을 순매수하고, SK텔레콤, 인크로스, SK렌터카는 순매도했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화학, LG생활건강 등을 사들이고, LG상사와 LG디스플레이는 팔아치웠다.

올해 1분기 개인 순매수 1위부터 11위까지는 모두 4대 그룹 계열사가 석권했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15조 5098억원을 순매수했다. 2위 역시 삼성전자우로 2조 8078억원을 사들였다.

3위는 현대모비스로 1조 7206억원을 순매수했다. 4위와 5위는 현대차와 LG전자로 각각 1조 5301억원, 1조 5195억원을 순매수했다. 6위는 기아차(1조 4823억원), 7위 SK하이닉스(1조 3727억원), 8위 삼성SDI(1조 2480억원), 9위 SK이노베이션(1조 2310억원), 10위 SK바이오팜(1조 693억원), 11위 LG화학(9250억원)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18일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7거래일 만에 2357억원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22위를 차지했다.

증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4대그룹주들이 무난한 거래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총을 앞두고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비적정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를 맞는 상장사들이 속출했다.

상장사가 2년 연속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되는데 일단 거래정지를 당하기 때문에 해당 주식에 투자했던 이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을 맞게 된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26일까지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으로부터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은 코스피 7개, 코스닥 32개다.

뉴로스, 맥스로텍, OQP, 좋은사람들, 성안, 명성티엔에스 등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거래가 정지됐다. 메디앙스, 태웅 등은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역시 거래가 정지됐다. 또 포티스, 폴루스바이오팜, 제낙스, 지스마트글로벌 등은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폐 기로에 서게 됐다.

감사보고서에서 비적정 의견은 한정 의견, 부적정 의견, 의견거절로 나뉜다. 한정 의견은 감사 범위가 부분적으로 제한되거나 재무제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라도 기업회계 준칙에 따르지 않은 몇 가지 사항이 있을 때 제시받게 된다.

부적정 의견은 재무제표에 왜곡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한정 의견보다 심각한 사안일 때 감사인이 이같이 표명한다.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합리적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해 의견 표명을 할 수 없거나 기업의 존립에 의문을 제기할 만큼 중대한 사항이 발견된 경우 또는 감사인이 독립적인 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제시된다.

코스피 기업 중에서는 쌍용차가 지난해 반기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관리종목이 된 데 이어 이번에도 또 의견거절을 받았다. 흥아해운, 성안, 세우글로벌, 폴루스바이오팜은 2년 연속 비적정 의견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 사유 발생 종목으로 지정됐다.

코스닥 업체 중에서는 12개사가 2년 연속으로 의견거절을 받았다. 20개사는 이미 경영이 악화한 상태에서 추가로 비적정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 발생 종목으로 분류됐다. 더블유에프엠, 슈펙스비앤피, 좋은사람들 등이 해당한다.

이들 종목에 투자했던 이들은 한숨을 지게 되고, 상장 폐지의 불안 속에서 지내야 한다. 상당기간동안 주식거래가 정지되기에 투자금도 묶이게 된다. 이 때문에 연초 이후부터 1분기 주총시즌을 앞두고는 조심스런 투자가 진행되며, 개인투자자들은 비우량주보단 대형주나 우량주 매수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를 통해 “우리나라는 북한리스크 등 지정학적 위치 위험요소가 있는 데다 미중무역이 전개된다면 그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비우량주식의 경우 이 같은 리스크에 취약하며 상장 폐지될 위험도 크다. 따라서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등의 우량주식으로 매수하는 것이 좋은데, 개인들도 이 같은 점을 반영해 우량주식들을 주로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제 투자 주식 증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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