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7재보궐선거를 열흘 앞둔 28일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천지일보 2021.3.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7재보궐선거를 열흘 앞둔 28일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천지일보 2021.3.28

실현 가능성 적은 공약 남발

막말 주의보에도 수위 강해져

유권자가 정책 보고 선택해야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4.7 보궐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네거티브 선거 양상으로 번지면서 후보의 정책 검증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여론을 뒤덮으면서 효과가 없었다. 민주당 의원과 청와대 등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나오면서 도덕적 우위를 선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버팀목이 됐던 20‧30세대의 지지 철회도 뼈아프다. 문 정부가 내세운 ‘공정과 정의’가 거듭된 불공정 논란과 취업·부동산 등 경제 문제가 겹치면서 여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지난 26일 “20대의 경우 과거 역사 같은 것에 대해서는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지 않나”라는 발언도 민심 이반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제부터라도 정책 선거로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는 선거운동에서 거친 말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은 오 후보를 극우 정치인이라고 몰아갔으며 “거짓말하는 오세훈은 쓰레기”라는 막말까지 나왔다. 오 후보도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중증 치매 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막말 네거티브가 역대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여야가 조그만 의혹에도 고소‧고발을 남발하면서 정책 선거가 사라졌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는 중도층의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보궐선거도 양 당의 지지층 결집 양상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집중 거리유세를 하며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오세훈 캠프) ⓒ천지일보 2021.3.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집중 거리유세를 하며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오세훈 캠프) ⓒ천지일보 2021.3.28

이러한 상황에서 박 후보와 오 후보는 각각 ‘21분 도시’와 ‘스피드 주택 공급’이라는 모호한 구호와 실현 가능성이 적은 공약을 검증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29일 공개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에게 보낸 질의서 회신 내용에 따르면 두 후보가 1년 3개월의 임기 동안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원 조달 방법도 문제다. 박 후보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정 조달을 지난해 결산 결과 남은 순 세계잉여금과 올해 예산 조정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한 사업은 2022년도 예산부터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30억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 공약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12월 국회와 서울시의회 예산심의를 통과해야 재원이 마련되면서 공약 이행이 가능하다. 두 후보가 내놓은 임기 1년의 서울시장 공약은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전망으로만 가득하다는 비판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재보선이 ‘정치선거’가 된 만큼, 양당이 사실상 네거티브 외에는 전략이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아 정부‧여당의 정책과 공약 제시가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야권은 문 정부의 정책 실패와 불공정 논란 등을 강조하며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피고 있어 네거티브 발언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내년 대선의 전초전인 4.7 보궐선거에서 각 당이 ‘막말 주의보’를 내렸지만,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도 유권자가 직접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정오 서울 성북구 길음역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정오 서울 성북구 길음역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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