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건 나쁘다 말하고, 과감히 버리는 문화 만들자”

▲ 박유현 인폴루션제로(ZERO)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길가에 세워진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넘쳐난다고 쓰레기통 주인을 탓할 것이 아니다. 주인을 찾기 전에 내가 먼저, 우리가 먼저 치우면 되는 것이다.”

박유현 인폴루션제로 대표는 언론의 선정성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우리의 의식을 꼬집었다.

인폴루션제로는 인터넷으로 발생하는 여러 악영향을 선(善)영향으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NGO 단체다.

몇 해 전만 해도 언론 선정성 문제는 ‘일부 인터넷 언론사들의 문제’라고만 취급됐다. 하지만 현재 국내 인터넷 종합 일간지 광고의 11.8%가 선정적 광고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성이 커졌다.

나서서 이를 없애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방치하는 분위기 속에 우리나라 학생 96%는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음란물을 접하고 있으며 이런 영향은 우리나라 13세 미만 성범죄 피해자를 5년 사이 5배 증가하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언론의 선정성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업계는 언론의 선정적인 기사와 광고가 줄기는커녕 계속 늘어나는 원인을 ‘날로 어려워지는 언론사의 재정’으로 꼽으며 이런 현실은 바꿀수 없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박 대표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우리가 잘 아는 뉴욕타임즈도 자산을 매각할 위기를 겪을 만큼 어려웠고 음란성 광고가 매출을 올려준다는 사실도 알았지만 그들은 끝까지 이런 광고를 게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뉴욕타임즈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단순히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 ‘IT 강국’으로 통하는 대한민국에서 지속적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결국 ‘의식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나쁜 것을 알면서도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단정 짓는 우리의 의식을 꼬집으면서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나쁜 건 나쁘다 인식하고 이를 없애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한 사람의 행동만으로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박 대표는 “나쁜 것을 나쁘다 인식하고 버리는 문화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같은 뜻을 가진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식과 움직임이 하나의 문화운동으로 확산돼 여론화 된다면 언론의 선정성과 인터넷의 많은 문제를 없앨 수 있는 강력한 법제화도 가능해지고 더불어 좋은 정책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박 대표는 기대했다.

실제로 인폴루션제로는 국민들이 이런 문화운동이 확산될수 있게 ‘아이클린(IClean)’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발견한 음란 콘텐츠나 폭력 콘텐츠 또는 선정적인 광고 기사 등을 게재한 사이트의 주소를 신고하는 개념이다. 신고된 사이트를 인폴루션제로가 자체적으로 시험‧평가하지는 않지만 접수된 정보는 보고서에 기록되면서 수치화할 수 있게 된다.

박 대표는 “국민들의 이런 노력과 함께 언론 또한 ‘돈이 되는 자극적인 미디어’가 아닌 ‘옳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할 줄 아는 미디어’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 인폴루션(Information Pollution): 전 세계가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빠른 정보화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역기능을 뜻한다.
* 인폴루션제로(ZERO):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인폴루션을 네티즌들이 스스로 자정하자는 풀뿌리 디지털 환경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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