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CBS 소속 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기독교방송 사옥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9
 서울 양천구 CBS기독교방송 사옥. ⓒ천지일보DB

CBS 노조, 부정부패 의혹제기

“재단 이사·후보자간 금전거래

특정후보 줄타기 오래전 시작”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기독교방송 CBS가 사장 선출을 앞둔 가운데 내부에서 금권선거 의혹이 터져나왔다.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CBS 사원들이다.

앞서 지난해부터 CBS 내부에서는 차기 사장 선거 지원자 수가 사상 최대에 이르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교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직 중 사퇴를 낸 이들과 하마평에 오른 이사 등을 포함하면 사장 후보는 최대 14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장 출마를 준비하는 이들이 업무시간에 이사들을 찾아다니는 등 CBS 내부에서 불법 청탁이 난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CBS 노조)’는 최근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떠나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사장 선거를 앞두고 회사 안팎에서 들리는 소문은 흉흉하기 이를 데 없다”며 “심지어 재단이사와 후보자간 믿기 힘든 금전 거래 요구에 대한 뜬소문까지 등장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정 후보 ‘줄타기’는 오래 전 시작됐고, 업무는 뒷전에 두고 자기 일처럼 선거 운동에 열심이라는 간부들 얘기는 이제 애교 수준”이라며 “능력 없는 파렴치한 자도 줄만 잘 서면 출세할 수 있다는 ‘줄타기의 유산’이나, 일부 교단 총회장 선거에서나 듣던 ‘금권선거의 부끄러운 유산’이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권선거, 마타도어 선거를 배격하는 노조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것이 부끄러울 지경”이라며 “엄연한 불법과 악습임에도, 이 같은 뜬소문이 선거 때마다 되살아나는 이유는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강력한 제재 조치가 명문화돼 있지 않다보니, 공정 선거 논의가 단순한 선언에 머물러 있다”며 “오히려 정정당당히 임하는 후보들이 되레 불안해하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또 이들은 “우리는 재단이사회에 선거윤리강령에 피선거권과 선거권 박탈까지 포함하는 강력한 처벌 조항 신설을 공식 공문으로 요구했다”며 “명문화된 처벌조항 등으로 제도화되지 않은 선거강령은 각종 의혹과 흉흉한 소문 속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CBS 재단이사도 부정청탁금지법이 적용되는 언론사 임직원에 해당돼, 청탁행위 등은 형사처벌대상”이라며 “더욱이 하나님이 주인인 CBS의 사장 선임을 위한 선거윤리강령은 사회법의 기준보다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담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단이사회는 공명선거에 대한 직원들의 열망을 반영해, 관련 논의를 26일 재단이사회에서 책임 있게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기관 CBS를 오염시키는 ‘금권선거’의 망령과 ‘줄타기’ 혹은 ‘밀어주기’ 행태들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CBS 사장 선임은 재단이사회이사대표 4인, 기독교계 인사대표 1인, 직원 대표 2인(책임보직부장 이상 1인, 평직원 1인)으로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구성돼 오는 4월 20일 서류심사, 4월 28일~29일 심층면접 등을 거쳐 2~3인의 후보자 명단을 통보하면 재단이사회가 4월 30일 재적 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CBS의 사장 선임은 3년 연임제였던 사장 임기가 4년 단임제로 바뀐 뒤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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