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창업주·선대회장과는 달라

권위적·제왕적인 모습 없어

앞선 수감생활도 모범적

충수염에 “특별대우 싫다”

대장 일부도 괴사로 절제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재벌 가운데 가장 관심도가 높은 인물은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자산규모가 440조 4170억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 삼성을 이끄는 오너인 만큼 이 부회장의 행동과 말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부회장은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나 이건희 선대회장과는 사뭇 다르다. 과거의 권위적이거나 제왕적이지도 않고 격식을 크게 따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대중들은 그의 평범하고 소탈한 모습에 매력을 느낀다.

◆수행원 없이 혼자서 해외출장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 시 수행원 없이 직접 자기의 짐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사장단과 임원진들이 타던 전용기와 헬기를 매각하고 출장지에서 불필요한 의전을 모두 없애게 했다. 평소 일반 직원들에게 권위적이지도 않고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원들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먼저 대화를 건네기도 한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월 3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행사를 마친 뒤 임직원들과 함께 사내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직원들과 소탈하게 대화를 나누고, 인증 사진도 찍었다. 그는 같은 해 6월 24일에도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물산 사옥을 찾아 임원진과 회의를 마친 후 사내식당에서 직접 식판을 들고 줄을 서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직원 인스타그램 캡처.
삼성전자 직원 인스타그램 캡처.

◆의외의 소박함에 네티즌 호반응

국내 최고 재벌임에도 이 부회장이 사용하는 물품이 평범해 화제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2016년 12월 6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 참석한 이 부회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중간중간 손을 가리고 립밤을 바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부회장이 사용한 길쭉한 형태의 립밤은 ‘소프트립스(softlips)’였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온종일 이 부회장이 사용한 립밤의 정보가 오르내렸다. 이 부회장이 사용한 립밤은 당시 1.99달러(한화 2400원)에 불과했다. 8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한 이 부회장이 저렴한 립밤을 사용하면서 화제가 되자 국내에서도 해외 직접 구매(직구) 상품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또 지난해 10월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에 이 부회장이 현대자동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오자 온라인에서 ‘검소하다’라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점잖고 가정교육이 잘 된 사람”

또한 2017년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 부회장은 서울 구치소 안에서 모범적인 수용 생활로 또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온 이 부회장이 구치소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식사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며 흐트러짐 없는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조사받을 때도 “점잖고 가정교육이 잘 된 사람”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일 흔히 ‘맹장염’으로 불리는 급성 충수염으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기도 했다. 전날 복통을 느낀 이 부회장은 교정 당국 의료진으로부터 외부 진료를 권고받았으나 “괜찮다”며 주말까지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의 권고에도 이 부회장은 “특별한 대우를 받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까지 시간이 지체되면서 충수 내부 이물질들이 복막 안으로 확산해 대장의 일부가 괴사, 절제수술을 함께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빈소에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온데 이어, 신차가 아닌 중고로 구입한 차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공동취재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빈소에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온데 이어, 신차가 아닌 중고로 구입한 차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공동취재사진)

◆‘아들 입학비리’ 등은 오점

이 부회장은 임세령 대상그룹 전무와 1988년 결혼했으나 2009년 이혼했다. 슬하에 아들 이지호씨는 딸 이원주양을 두고 있다. 이 부회장의 아들은 2013년 5월 영훈국제중학교 입학 비리에 휘말려 자퇴한 바 있다. 또 이지호씨는 미국 코네티컷주 월링포드의 명문사립기숙학교 재학 중 대마초의 일종인 마리화나를 피우다 적발돼 퇴학당했다는 소식이 미국 내 한인커뮤니티에 게시되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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