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 문묘 동삼문 지붕 위에 떨어진 사다리차를 들어내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사고는 봄을 맞아 천연기념물 제59호 문묘 은행나무를 비롯한 나무 전지작업을 하기 위해 20t짜리 크레인차로 사다리차를 들어 문묘 내부로 옮기려던 중 발생했다. (출처: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 문묘 동삼문 지붕 위에 떨어진 사다리차를 들어내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사고는 봄을 맞아 천연기념물 제59호 문묘 은행나무를 비롯한 나무 전지작업을 하기 위해 20t짜리 크레인차로 사다리차를 들어 문묘 내부로 옮기려던 중 발생했다. (출처: 연합뉴스)

구청 관계자 4명, 성균관장 예방
“미처 사과하지 못한 부분 유감”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서울 종로구 명륜3가에 있는 성균관 문묘 내 가지치기 작업을 하려다가 보물 제141호 문묘 동삼문(東三門) 지붕을 크게 파손했던 서울 종로구청이 전국 유림 대표 조직인 성균관 측에 뒤늦은 사과를 전했다.

동삼문은 조선시대 임금이 제례 참석을 위해 문묘에 출입할 때 사용하던 문이다. 그만큼 이곳이 유림에게 주는 의미는 국가 지정 보물 그 이상으로 각별하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필영 부구청장 등 종로구청 관계자 4명은 22일 서울 종로구 명륜3가 유림회관을 찾아 손진우 성균관장을 예방했다.

강 부구청장은 지난 8일 동삼문 지붕 파손 사고가 난 뒤로 유림 측에 미처 사과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이에 손 관장은 “문화재에는 무형 문화재가 있는가 하면 유형 문화재를 존속, 유지, 보존하는 우리 같은 유림이 있다”면서 “이곳을 단순하게 건물만 있는 곳이 아니라 유림 문화가 살아있는 곳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8일 성균관 문묘를 관리하는 종로구청은 경내에 있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59호)의 전지작업을 위해 크레인으로 사다리차를 들어 올리다가 문화재 지붕 기왓장들을 파손하는 사고를 냈다.

다행히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사고가 난 뒤 문화재청과 종로구청, 소방서 관계자들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자 동삼문 파손 현장을 찾았는데 정작 성균관 쪽에 누구 하나 찾아와 유감의 말을 전하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손 관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차를 (문화재) 지붕 위로 올린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다. 생전 처음 있었던 일”이라며 “가지치기하려고 했던 은행나무가 500년은 됐고, 높이가 엄청 높다. 비계를 설치해서 하면 될 일을 돈이 많이 드니 그렇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균관이 동삼문과) 아무 관계가 없는 양 볼일 보고 갔다는 게 섭섭하다. 사과 한마디 없다”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