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황산고 6천평 규모로 조성
공유경제·창업실험·교육공간
‘가치농업·같이농업’ 비전 담아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폐교였던 옛 황산고가 해남군 신활력플러스 사업에 의해 전국 대표적 농촌공동체 혁신파크로 거듭난다.
해남군 신활력플러스추진단은 19일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해남 신활력플러스 사업과 중·소농의 희망’이란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는 내빈소개, 강상구 해남부군수와 김영일 전남대 교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박상일 추진단장의 강의로 이어졌다.
강상구 부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해남군은 농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신활력플러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신활력플러스 사업을 통해 생태농업 확산, 유기농산물을 이용한 먹거리사업, 농촌활동가들을 양성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김영일 교수는 “맨 먼저 농림부에서 해남군을 선정했다. 해남군은 유독히 철저히 농민들과 지역의 활동가들, 이런분들이 스스로 계획서를 만들어서 공모해 채택됐다”면서 “다음 신활력사업2를 준비하고 있는데 해남군의 이번 사업이 다음 사업의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공동체 혁신파크는 서울시가 6년째 노원구에 운영 중인 서울 혁신파크와 닮은 꼴이지만 농촌형, 해남형을 지향하는 특징을 지녔다.
추진단은 옛 황산고 6000평 규모에 해남군 농촌공동체 혁신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혁신파크는 크게 4가지 기능으로 나뉜다.
먼저 여러 시설이 공유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유기가공 공유공방, 사회적경제 공유사무실, 온라인 미디어 공유창작실, 귀농자 생태농장, 농도교류 공유숙소 등이 여기에 속한다. 21억원을 들여 짓는 유기가공 공유공방은 200여 가치먹거리 생산 농가가 습식, 건식, 밀키트, HMR 등 300여 가지 2·3차 가공품을 생산할 라인으로 구축된다. 이곳은 친환경 이상의 가치먹거리, 농가의 자가 생산품 가공, 공동체 활동 등이 전제 조건으로 깔려 있다. 이렇게 되면 농가들이 5억원 이상 되는 해썹 가공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부담 없이 가공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셈이다.
두번째로 먹거리 가공, 생태농업 등을 준비하는 실험 공간이다. 농가들이 가공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활동하는 가공실험 공유주방과 가공 실험실, 생태농업 실험센터가 있다. 생태농업 실험센터는 무분별한 친환경농자재들로 농장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 해남형 생태농업의 기반을 쌓으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해남의 토착미생물을 배양하고 해남에서 생산하는 천연재료를 이용한 영양제, 방제제 등을 만들어 실험 참여 농가들끼리 공유하게 된다.
다음으로 공동체 인적자원 육성을 위한 교육공간이다. 여기에서는 신활력플러스 사업의 철학과 가치가 배인 기본교육, 심화교육, 창업교육을 벌이는데 ‘내 안의 희망 찾기’ 같은 수요자 중심 프로그램과 공동체 활동이 주된 과정이다. 이 교육공간은 농림부 지원을 받아 전국단위 공동체 전문교육 기관으로 발돋움할 구상이다. 아울러 예비귀농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 기숙형 생태농업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광고·홍보와 주민생활 활동공간이다. 여기에는 가치먹거리 홍보를 위한 온라인 방송국 스튜디오와 미디어 기획·창작실이 있다. 해남 먹거리들의 가치와 현장 향기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허브기능을 하게 된다. 소비자들이 해남의 가치먹거리들의 이력을 한눈에 보고 생산품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전시하고 농가들의 혁신역량을 교류하는 아카이브 카페도 들어선다. 또한 주민 생활에 필요한 공예활동방, 문화활동방도 포함된다.
추진단은 이 파크를 토대로 하는 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추진단은 맛짱마을, 생태농업공동체, 농촌혁신공동체, 해남형 사회적농장 등 농촌공동체를 3년간 육성할 계획이다. 이들이 생산한 1차 먹거리와 가공품들은 모두 가치먹거리라는 카테고리에 들게 된다. 이후 관계마케팅 플랫폼이 이들 가치먹거리들을 로컬푸드, 공공급식, 생협시장, 농도상생장, 온라인시장으로 판로를 열고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교류활동과 연계할 계획이다.
추진단이 설정한 ‘가치농업’과 ‘같이농업’ 개념도 눈길을 끈다. 가치먹거리 시장에 부합한 생산과 가공, 유통, 서비스의 융합농업을 ‘가치농업’으로, 가치먹거리 시장이 해남에서부터 전국으로 뻗어 가는 관계마케팅 구조를 ‘같이농업’이라 개념 지었다.
박상일 해남군 신활력플러스 추진단장은 “이 사업은 그간 소외되던 중·소농들을 가치농업이란 신개념으로 조직하고 혁신시켜 같이농업이란 시장을 열어 나가도록 지원하는게 주 컨셉”이라며 “해남의 자연과 찰떡궁합을 이룬 토착적 자원을 재조명하고 이를 새로운 컨텐츠로 개발하는 노력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추진단은 지난 2019년 예비계획을 작성한 후 지난해부터 1년간 주민참여형으로 기본계획을 작성해 지난 9일 농림부로부터 실행 승인을 얻었다. 이에 따라 해남문예회관에서 기본계획 및 실행방향 보고회를 열었고 다음달부터 공동체 리더교육에 이어 과제발굴, 공동체활동사업 공모 등 본격 실행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