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시장서 애플·샤오미·오포 등과 접전
국내 판매 1위 ‘갤럭시A31’… 고가폰 판매량 넘어
국내·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향상에 큰 기여
삼성, 언팩 전략 바꿔 갤럭시A 시리즈 언팩 개최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과, 중저가 시장에서는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기업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하고 점유율 경쟁이 격해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어떤 전략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줄곧 미국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에 주력하고 동남아 및 유럽 일부 시장에서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량을 올리는 전략을 꾀해 왔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IM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3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였다. 스마트폰 성장기에 삼성전자가 누리던 업계 선두로서의 위상이 위태로워졌고 이는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로 무한 경쟁 체제가 열린 이래 가속했다. 중국 업체들은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고 그만큼 H/W 제품력은 상향 평준화했다.
게다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전체적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었다. 또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주춤하자 반사이익이 삼성전자에 일부 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거의 모든 반사이익은 샤오미, 오포 등 중국 기업이 가져갔다. 애플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샤오미까지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9%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나 4분기에는 애플에 점유율 1위를 빼앗겼다. 게다가 샤오미, 오포, 비보 등도 화웨이 대신 유럽, 남미, 동남아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점유율 30% 내외를 기록하다가 4분기에는 애플에 밀려 16%로 떨어졌다. 또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러시아 온라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삼성을 이기고 31%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삼성은 전년 대비 2.1%, 전 분기 대비 0.7% 성장해 27%로 2위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간 국내 시장은 중저가 폰보다는 프리미엄 폰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 흐름이 흔들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에서 제일 많이 팔린 모델은 갤럭시S20이 아닌 출고가 37만 4000원의 저가형 스마트폰인 갤럭시A31였다. 2위와 3위는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20 울트라와 갤럭시노트20이 차지했다.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0 기본 모델이 6위, 갤럭시S20 플러스 모델이 8위에 안착했다. 또한 갤럭시S21 판매량이 전작보다 30% 늘었다고는 하나 애플의 아이폰12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예로는 폴더블폰이 있다. 삼성전자가 가진 장점은 기술력인데 이를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접목해 제품을 개발하면 적어도 그 제품에서만큼은 대체재가 없다. 높은 생산 난이도 덕에 시장의 가격을 교란하는 중국 업체의 진입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이 영역에도 경쟁 업체들이 발을 들이밀고 있다. 올해는 화웨이에 이어 오포, 샤오미 등 중국판 폴더블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화웨이는 자사의 폴더블폰 메이트 X2 출시를 밝혔고 오포는 오는 4월 중으로 폴더블폰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11시(미국 동부시간 17일 오전 10시) 처음으로 갤럭시A52, 갤럭시A72 등 중저가폰 ‘언팩(상품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갤럭시 어썸 언팩 초대장을 공개하며 “모든 사람에게 갤럭시만의 놀라운 경험을 제공하는 최신 갤럭시 기기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중저가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탑재할 프리미엄급 사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을 위해 언팩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언팩을 통해 공개한 갤럭시S20 팬에디션(FE)의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의 파생 모델이자 준프리미엄 제품으로 보급형 라인업은 아니다. 최근 보급형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프리미엄을 넘어서자 언팩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삼성전자는 신제품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매년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언팩을 개최해 왔다. 약 4000명가량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행사인 만큼 소비자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많은 갤럭시S, 갤럭시노트, 폴더블 등 프리미엄 모델만 언팩의 대상이 됐다.
갤럭시A 시리즈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2억 5570만대의 출하량(점유율 19%)으로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의 판매 호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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