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시달리는 교황청, 신자들에게 헌금 요청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중앙행정기구인 교황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심각해진 재정난에 신자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황청의 재정 관리를 총괄하는 후안 안토니오 게레로 알베스 재무원장은 12일(현지시간) 교황청 기관 매체인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로 운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알베스 재무원장은 올해 수입이 2억 1300만 유로(현재 환율 기준 약 2885억원)로 2019년(3억 700만 유로) 대비 30%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적자 규모는 5000만 유로(약 67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러한 수입 급감으로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 신자들의 헌금으로 조성되는 베드로 성금 기존 보유고에서 4000만 유로(약 542억원) 이상을 충당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재무원장은 밝혔다. 이어 “재정 악화로 교황의 사목·자선 활동과 같은 기본적인 임무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며 “신자들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교황청 수입은 신자들의 헌금과 부동산·금융 투자 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지출의 경우 직원 인건비가 절반 이상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나머지는 교황 해외 순방을 비롯한 사목 활동과 기부 등에 사용된다.

급여 삭감이나 감원 등에 대해 교황은 “근로자의 생계를 보호해야 한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