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신세계 강남점 남성 잡화 편집숍 멘즈라이브러리). ⓒ천지일보 2021.3.15
(출처: 신세계 강남점 남성 잡화 편집숍 멘즈라이브러리). ⓒ천지일보 2021.3.15

 

가방·신발‧옷 브랜드 집중

더현대, 제냐·슬로웨어 입점

롯데百. 컨템퍼러리 남성관

신세계, 남성 단독매장 韓최초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명품 구입은 나를 위한 투자니까 아깝지 않아요. 대신 만원이라도 불필요한 지출은 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A씨(30, 남) 같은 생각으로 명품 구입에 적극적인 MZ세대(18세~34세, 밀레니얼·Z세대) 남성들이 백화점 블루칩으로 부상했다. 역사상 최대 소비세대로 불리는 MZ세대는 자신을 꾸미는데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들이 주로 찾는 명품 가격대는 신발 100만~150만원, 가방 200만~300만원 선이다. 이렇다보니 백화점마다 MZ세대 남성 명품족을 유치하기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이 백화점의 틀을 깬 매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남자들을 위한 약 20여개의 브랜드 매장을 2층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보통 저층을 여성 브랜드로 채우는 기존의 백화점과는 차별화를 뒀다.

이곳에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CP컴퍼니, 슬로웨어 같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에서 이탈리아 바버숍(이발소) 바베노리스, 프랑스 프리미엄 오디오 ‘드비알레’ 까지 있다. 이곳을 찾은 남성 고객은 20여개의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프리미엄 브랜드 쇼핑이 가능하다.

(출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닐바렛 썬더 팝업스토어). ⓒ천지일보 2021.3.15
(출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닐바렛 썬더 팝업스토어). ⓒ천지일보 2021.3.15

현대백화점은 2021.01.01~03.04 전년 동기간 대비 남성 수입의류 브랜드 매출 신장률은 51.7% 늘어났다. 이 중에서도 톰브라운·프라다 워모 등 하이엔드급 럭셔리 브랜드 매출은 122.4% 증가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압구정본점 4층을 남성들을 위한 멘즈 럭셔리관으로 정하고 구찌 멘즈, 발렌시아가 멘즈, 랄프로렌 퍼플라벨, 로로피아나 멘즈에 이어 올 1월 프라다 워모까지 글로벌 럭셔리 남성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했다.

또 올 상반기 중으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 멘즈의 국내 두 번째 매장을 선보인다.

압구정본점은 리뉴얼 이후 남성 매출도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7월~12월 멘즈 럭셔리관의 매출은 지난 2019년 하반기와 비교해 14.4% 늘었다. 특히 3040 남성 고객의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06.8% 확대됐다. 회사 측은 리뉴얼 이후 명품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방문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_톰딕슨카페). ⓒ천지일보 2021.3.15
(출처: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_톰딕슨카페). ⓒ천지일보 2021.3.15

지난 1월 현대 압구정본점도 프라다의 남성 전용 브랜드인 프라다 워모를 열었다. 4층을 남성 명품 브랜드로 채우고 구찌 맨즈, 발렌시아가 맨즈, 랄프로렌 퍼플라벨, 로로피아나 멘즈 등을 들였다. 프라다 워모 매장 내부는 한 면을 상품 진열장 대신 대형 LED 스크린으로 채웠다.

지난해 7∼12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멘즈 럭셔리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4% 증가했고 30~40대 남성 고객 매출은 같은 기간 106.8% 늘었다. 현대는 이런 수요를 고려해 올해 상반기 돌체앤가바나 맨즈의 국내 두 번째 매장을 압구정본점에 열고 연내 해외 남성 명품 브랜드 2∼3곳을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명품 샤넬의 가격인상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20.5.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명품 샤넬의 가격인상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20.5.13

롯데백화점의 리뉴얼은 5층 남성 명품관을 시작으로 진행된다. 5층 남성패션의류 관에는 남성 프리미엄 럭셔리 상품 군을 도입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남성 럭셔리 브랜드 10 여개를 추가해 본점만 총 30여개 브랜드 매장이 있는 컨템퍼러리 럭셔리 남성관이 탄생한다.

특히 지난해 롯데 구리점에 문을 연 후 좋은 반응을 보인 남성 잡화 편집숍 스말트도 지난 11일 중동 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5개점에 추가로 선보인다. 스말트는 명품 남성 잡화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해 롯데백화점이 약 1년을 준비해 새롭게 선보인 특화 매장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1년 강남점에 국내 최초로 남성 전문관을 선보여 포미족(나를 위해 소비하는 사람) 남성을 꾸준히 공략해 왔다.

그 후 지난 ▲2013년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2014년 본점에 럭셔리 남성전문관 ▲2016년 강남점 남성전문관을 6층 본·신관 전체와 7층 신관에 총 2000여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남성관 맨즈 살롱를 선보였다.

강남점 멘즈 살롱은 벨루티, 라르디니와 특히 루이비통과 펜디의 경우 남성 단독매장은 국내 최초이며 라르디니 역시 전세계 최초로 강남점에 단독매장을 열어 남성 럭셔리 풀라인 브랜드를 완성했다.

또 강남점의 루이비통(16년), 구찌(11년), 프라다(16년), 발렌티노(15년), 펜디(16년)의 경우 남성 단독매장은 국내 최초이며 라르디니 역시 전세계 최초로 강남점에 단독매장을 열었다.

최근 센텀시티점도 남성전문관 보강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구찌와 발렌시아가 디올 매장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펜디, 벨루티, 루이비통 톰포드(지방 최초매장)을 오픈했다. 올 1월은 돌체앤가바나 남성관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남성전문관이 확대되기 인 전 2010년 매출은 28.1%를 차지했고 이후 강남점 멘즈 살롱이 자리 잡은 2017년에는 34.1%로 대폭 올랐다. 그후 지난 2019년 35.8%, 2020년 27.8%, 2021년 2월~3월 14일 58.8%다.

남성들이 결혼을 미루는 대신 자신을 가꾸고 문화 활동을 늘리는 것에 주목해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백화점이 빠르게 변화를 시도해 차별화를 두고 있는 이유다.

한편 MZ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자)는 자기의 개성에 부합하고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은 비싸더라고 과감히 투자하는 소비 성향이 뚜렷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남성 명품족은 소비업계의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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