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감염관리위생교육중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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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게맛을 알아?”는 잘 알려진 국민배우가 2002년에 모 상품을 홍보하면서 최초로 알려지게 됐는데, 2014년, 2019년 리메이크 돼 지금까지 전해지고 회자되는 전설적인 유명한 CF 명대사이다. 바다에서 잡히는 대게(Chionoecetes opilio, Opilio crab)는 대게과에 속하는 게로 크다고 대게가 아니라, 대나무의 대자를 의미해 대나무처럼 곧게 뻗었다 해서 대게라 한다. 흔히 경상북도 영덕에서 많이 잡힌다고 해 “영덕대게”라 하는데 경상북도뿐만이 아니라 강원도 및 기타 해양지역에서도 많이 잡히기도 한다.

대게와 유사한 종류의 게로 홍게, 왕게, 털게, 너도대게, 홋가이도 대게 등이 있지만, 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잡히는 것은 홍게와 영덕대게이다. 홍게는 글자 그대로 몸통, 등과 배 등이 붉은 색이라 해 홍게인데, 특히 대게와 다른 점은 대게는 포획 조업기간이 있지만, 홍게는 불법 조업 금지 기간이 없고 가격이 좀 더 저렴하고 또한 대게와 달리 갑폭 최대 부근 좌우에 각각 한 개씩 작은 가시가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영덕대게 즉 우리가 흔히 대게라 하는 게는 배의 색깔이 노란빛 또는 흰색이며, 갑각 등쪽은 대체로 평편하며 뒷부분 경사각도 완만하다는 특징이 있다.

대게를 언급하면 아마 많은 애독자 분들이 대게의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고소한 맛과 향기를 한 두번 이상 느낀 경험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가 강릉에 있어서 가끔 속초, 주문진, 동해, 묵호, 경포 등에서 싱싱하고 맛 좋은 대게를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 기회가 있다. 눈치 빠른 애독자 여러분들은 아시겠지만, 필자가 대게의 맛을 논하기보다는 대게 껍질에서 추출되는 ‘키토산(Chitosan)’이 면역력 증강 효능이 있어서 키토산을 중심으로 이번주 주제를 대게로 정한 것이다.

주로 3℃ 이하의 차가운 물에 서식하는 한류성인 대게는 서식이 가능한 수온이 0∼13℃ 정도다. 대게는 잡식성으로 작은 게나 새우 등 갑각류와 소형 어류, 두족류, 갯지렁이 등을 잡아먹고 살며, 30~1800m 깊이의 진흙 또는 모래바닥에서 사는데,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이나 캄차카 반도, 알래스카, 그린란드 그리고 러시아 등에 폭넓게 분포한다. 살아있는 (living) 대게 100g을 기준으로 열량과 성분을 보면, 85kcal 열량, 단백질 32%(17.4g), 칼슘 23%(158mg), 인 16%(114mg) 및 키틴 등이 포함돼 있다. 이중 키틴이라는 물질은 주로 게나 가재 및 새우 등 갑각류의 껍데기, 곤충류 및 버섯 등 균류에 많이 분포해 있는 식이섬유 물질인데 특히 갑각류의 껍질에 많이 분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게 껍질’의 성분 하면 많은 분들이 ‘키토산’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식이섬유(dietary fiber) 또는 식이 섬유소는 다당류의 한 성분으로 수용성 섬유소와 난용성 섬유소의 두 종류로 분류하는데, 사람의 체내 소화효소로는 분해되지 않으므로 소화되지 않는 고분자화합물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식이섬유의 종류로는 셀룰로스, 리그닌, 펙틴, 알긴산, 키틴 등이 있지만, 키틴은 주로 갑각류에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키토산은 고온에서 키틴을 탈 아세틸화해 얻어진 고분자물질로 키토산의 인체작용을 살펴보면 우리 몸에 유해한 각종 중금속과 결합해 독성물질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기능이 있다. 또한, 피부상처치료 및 상처보호기능, 정장작용과 같은 장 개선효과기능, 콜레스테롤 개선효과, 관절 및 연골기능 등이 있지만, 가장 관심은 항균작용 같은 면역력 강화 효과가 아닌가 싶다. 특히 코로나19시대에 더욱 면역력을 강조하는 시대이니 키토산의 효능과 면역력 증강에 관심이 높기 마련이다. 키토산이 식품의 보존제 및 항균·항바이러스·항곰팡이제로 이용될 수 있는 것은 키토산의 대식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등의 면역 강화 및 조절 효과에 기인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키토산이 직접 암세포를 파괴하기보다는 비정상 세포인 종양에 흡착해 암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방해해 환자가 암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이왕 도와주는 거 ‘키토산’이 체내에 들어온 코로나19 감염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논문을 하루빨리 보고 싶은 것은 필자만의 소망(!)은 아닐 듯 싶다. 그런데, 최근 올해 1월에 키토산이 코로나 19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어 이를 특허출원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2002년 당시 “니들이 게맛을 알아?”의 지금 시대에 알맞는 버전은 아마 “니들이 키토산을 알아?”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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